이번에도 역시… 한번 마음에 들면 끝까지 쓴다

조선일보
입력 2019.06.18 03:24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 윤석열 지명으로 본 대통령 人事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하면서 '문재인식 인사 스타일'이 다시 증명됐다. 일찌감치 마음에 둔 인사는 주변에서 말려도 반드시 임명하고, 지난 정부에서 '팽(烹)'당한 인사는 더 크게 영전시키거나 지난 정부를 '공격'하는 자리에 앉힌다는 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선 2017년 문 대통령이 그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할 때부터 여권에서는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검찰총장을 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었다. 문 대통령은 고검 검사인 그를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임명하면서 그 배경을 직접 언론에 설명했다. 이는 윤 후보자가 문 대통령의 마음에 단단히 들었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번에도 여권에서는 윤 후보자를 두고 "정권을 겨냥할지도 모르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며 '윤석열 비토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결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제청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박 장관, 문 대통령, 노영민 비서실장,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제청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박 장관, 문 대통령, 노영민 비서실장,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청와대
문 대통령의 '아는 사람' '내가 믿는 사람'만을 요직에 중용하는 인사는 '코드 인사' '회전문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을 계속해서 받아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고위직 인사 참사 책임론이 제기됐던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을 경질했지만, 후임에는 김외숙 당시 법제처장을 임명했다. 김외숙 인사수석은 문 대통령이 대표 변호사를 지낸 '법무법인 부산' 출신이다. 그리고 법원의 국제법인권연구회 출신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김형연씨를 법제처장에 임명했다.

이런 인사 스타일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인선에서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당시 중견 언론인을 중심으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후임이 거론됐지만, 문 대통령은 KBS 아나운서 출신의 만 39세의 고민정 당시 부대변인을 대변인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대변인은 정무 감각이나 경험보다는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생각이 반영된 인사"라고 평가했었다. 이번에도 윤석열 후보자 외에 다른 후보자들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을 위한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국정원 등 소위 권력기관 요직에 지난 정권과 대립했던 사람들을 기용하는 것도 문 대통령 인사의 한 특징이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때 특별감찰관으로 일하다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던 이석수씨를 국정원 예산과 인사를 다루는 기조실장으로 작년에 기용했다. 2016년 총선 때는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을 그만둔 민주당 조응천 의원을 공천했고 정권 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 나쁜 사람'으로 지목했던 노태강씨를 문화부 2차관으로 임명했다. 윤석열 후보자 역시 지난 정부 때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됐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권과 불화를 겪을 정도로 소신이 있는 인사들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지난 정권에 '한(恨)'을 가진 인사들에게 '칼'을 쥐여줘 그들로 하여금 '적폐 청산 작업'을 시켰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검찰 인사 역시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로 채워 왔다. 법조계에서는 다음 서울중앙지검장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검찰 내에서 윤석열(대윤) 후보자와 함께 '대(大)윤'과 '소(小)윤'으로 불리는 윤대진(소윤)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힐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대진 검찰국장은 문 대통령이 노무현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그 밑에서 일했다. 학생운동 경력이 있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경수 경남지사 등 정권 핵심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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