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수사 지휘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에 지명

조선일보
입력 2019.06.18 03:08 | 수정 2019.06.18 03:16

靑, 정권 후반까지 적폐수사 의지… 윤석열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에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16일 북유럽 3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첫 조치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 동교동으로 고(故) 이희호 여사를 문상한 뒤 이날 휴식을 위해 하루 연차 휴가를 냈다. 하지만 오전 10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총장 임명 제청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잠시도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인사라고 판단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도 '적폐 청산 드라이브'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3기로 현 문무일 검찰총장(18기)보다 5기수 후배다. 검찰에는 그동안 검찰총장이 후배 기수로 임명되면 선배와 동기들이 그만두는 관례가 있었다. 이에 따라 연수원 19~23기 검찰 고위직이 줄사퇴하면 검찰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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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에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지명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지호 기자

청와대는 지난 2년 각종 논란에도 적폐 청산 수사를 이어온 윤 후보자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 농단과 적폐 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때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하다가 정권과 마찰이 생겨 좌천됐다. 윤 후보자는 지명 직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일 뒤인 2017년 5월 19일 당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임명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 내려가 "현재 우리 대한민국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역시 국정 농단 수사, 그리고 공소 유지"라며 "이를 확실하게 해낼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정권 핵심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할 적임자로 지난 정권과 마찰을 빚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번에는 직접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적폐 청산과 집권 후반기 사정(司正) 정국을 염두에 둔 정치적 '코드 인사'라는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자신이 취임 초부터 국정 과제 1호로 추진해온 적폐 청산 수사, 그리고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내부 '적폐 청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고 대변인은 "아직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고 시대의 사명인 검찰 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후보자 지명 직후인 오는 20일에는 제4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면서 집권 후반기 적폐 청산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으로 구체화한 집권 후반기 적폐 청산 구상은 지난달 2일 문 대통령과 사회 원로 초청 오찬에서도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당시 국정·사법 농단 사태를 언급하면서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뤄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 공감이 있다면 얼마든 협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임자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정권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에 반대한 것도 강성인 윤석열 후보자를 지명한 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윤 후보자는 누구보다 검찰 우선주의 인식이 강하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이 정권 뜻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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