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상대로 말과 쇼뿐이었던 '규제개혁'

조선일보
입력 2019.06.18 03:18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 모델의 절반 이상이 국내에선 불법이라는 조사 결과를 본 적 있다"고 말했다. 규제개혁을 강조하려 한 말이지만, 정작 금융위 소관 규제도 무엇하나 시원하게 해결된 게 없다. 인터넷 뱅크 증자를 막는 대주주 심사 규제나 개인 익명 정보 활용을 제한하는 등의 철 지난 규제를 방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치 남 얘기하듯 열악한 규제 현실을 말한다. 담당 책임자가 평론가처럼 한다.

세계 1위 공유 차량 업체 우버는 77개국에서 영업 중이지만 한국에선 불법이다. 세계 1위 공유 숙박 업체 에어비앤비 모델은 공중위생관리법,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환자를 진단하는 구글 딥마인드 모델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원천 봉쇄돼 있다. 중국에서도 광범위하게 시행 중인 원격진료 사업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도록 규정한 의료법에 가로막혔다. 세계 100대 스타트업 중 57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세계 100대 기업 중 75개는 한국에서 규제 때문에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정부가 대규모 정책 행사를 열어 규제개혁을 발표할 때 상당수가 "쇼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중소기업 요청 중 정부가 수용한 비율이 2017년 40%에서 올해엔 17%로 떨어졌다. 획기적 조치라고 했던 '규제 샌드박스'도 변죽만 울리고 있다. 차량 공유, 블록체인 송금 등 이해 당사자 간 갈등이 있는 주제는 아예 신청조차 받지 않는다. 청와대와 여당이 나라에 도움이 돼도 표 떨어진다면 무조건 외면하는데 무슨 규제개혁이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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