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탈원전은 사이비 과학과 미신에 기반한 이념 운동"

조선일보
입력 2019.06.18 03:20

미국 환경단체 '환경진보'의 마이클 셸런버거 대표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지난 2년 탈원전 정책을 "사이비 과학에 기초한 이념 운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7년 7월 한국 정부에 탈원전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하는 미국 에너지 전문가 그룹의 서한을 들고 방한했었다. 그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5%인 국가에서 국내 기술로 전력 생산이 가능한 원자력을 포기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미신과 같고 문 대통령은 이걸 붙들고 있다"고 했다. 셸런버거는 "대통령이 현대차가 위험하다고 하면 어느 나라 정부가 현대차를 사겠나"라면서 "세계적 수준 원전을 짓기로 유명했던 한국이 대통령만 적극적이었더라도 지금쯤 20여국 원전 수주전에 참여해 이기거나 경쟁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셸런버거에 따르면 전력의 75%를 원자력으로 충당하는 프랑스의 경우 탈원전 추진 독일에 비해 단위 전력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는 환경운동가들이 이산화탄소가 인류 최대의 위협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산화탄소를 빠르고 대규모로 줄일 수 있는 원자력을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은 원전 99기 가운데 88기에 대해 최초 운영 허가 40년에 20년을 더해 60년까지 수명 연장을 승인했다. 향후 80년까지 연장하는 문제도 검토 중이다. 그런데 우리는 7000억원을 들여 사실상 새 원전으로 재탄생시킨 월성 1호기조차 폐로시켰다. 40년도 되지 않은 원전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2023~29년 원전 10기를 더 폐로시키겠다고 안달이다. 우리가 미국보다 부자라서 원전을 미국의 절반만 쓰고 버리나.

문 대통령은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박 운항 선령(船齡)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다"고 했다. 월성 1호기를 과도 증축, 화물 엉터리 고박, 평형수 부족, 운항 미숙의 세월호에 비유한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대통령도 외국에서 인정했듯이 한국 원전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데 어떻게 엉터리 세월호에 비교하나. 월성 1호기 하나만 가동해도 작년 우리나라 전체 태양광 발전량의 40% 가까운 전력을 생산했을 것이라고 한다. 태양광 사업에 손댄 좌파 인사들은 이때다 싶어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 주는 불법으로 지자체 보조금을 휩쓸어가고 있다. 모두 국민 세금이다.

최근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피격 사건에서 보듯 우리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천연가스는 안정적 공급이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 우리 유조선이 통과하는 믈라카 해협과 남중국해도 화약고로 바뀔 수 있다. 반면 원전은 한번 연료를 장전해두면 18개월 동안 가동할 수 있다. 1997~98년 외환 위기 때도 원전 덕분에 전기료 인상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지금 남미 여러 나라가 대정전 때문에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호주의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州)도 2016~17년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었는데 풍력 등 신재생 전력의 출력 변동성 때문이었다. 그러고 나서 호주는 2017년 신재생 보조금 폐지를 결정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비상시에 대비한 에너지 믹스를 구상할 텐데 한국은 안정적 에너지 공급 인프라를 스스로 허물고 있다. 전기는 다 똑같은 전기인데도 어떤 전기는 선(善)한 전기, 어떤 전기는 악(惡)한 전기라고 사이비 이념 비슷한 허구의 착각을 스스로 덮어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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