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리그 출신 '캡틴'조소현"마지막 승부...온몸 멍들어도 계속 도전"[女월드컵 현장]

입력 2019.06.16 04:13

[랭스(프랑스)=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노르웨이는 터프한 팀이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윤덕여호의 캡틴' 조소현(31·웨스트햄위민)이 16일(한국시각) 프랑스 랭스 스타드 루이블레리오 훈련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여자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전 노르웨이전 각오를 전했다.
한국은 18일 오전 4시 스타드 오귀스트-들론에서 노르웨이와 조별리그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1차전 개최국 프랑스에게 0대4로 패했고 2차전 나이지리아에 0대2로 패했다. 2연패, 조4위로 처졌다. 프랑스가 2승(승점 6)으로 16강행을 조기확정지었다. 2위 노르웨이가 1승1패(승점 3, 골득실 +2), 3위 나이지리아가 1승1패(승점3, 골득실 -1)를 기록한 상황, 2회 연속 16강의 꿈이 멀어진 가운데 FIFA랭킹 12위, 강호 노르웨이를 만난다.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다. 노르웨이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후 다른 팀들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2차전에서 이웃 아시아의 중국, 호주, 일본이 차례로 첫승을 거둔 상황, 윤덕여호 에이스들은 간절하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조소현은 "노르웨이전은 모든 것을 떠나 정신적인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패배를 안고 경기에 임하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이 있다. 다 잊고 노르웨이전 한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소현은 윤덕여호에서 노르웨이를 가장 잘 아는 선수다. 지난해 노르웨이 아발드네스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한 후 잉글랜드 웨스트햄으로 이적했다. 조소현은 "우리 대표팀도 WK리그 1위 인천 현대제철 선수들이 많은 것처럼 노르웨이 대표팀도 1위팀 LSK크비너FK 소속 선수가 8명이나 된다"고 소개했다. "노르웨이는 뒷공간을 파고드는 롱볼이 많다. 프랑스, 나이지리아와는 또다른 파워풀한 스피드가 있다. 일단 몸으로 밀고 들어간다. 북유럽 바이킹의 후예답게 몸으로 강하게 부딪치는 터프한 스타일이다. 그런 부분에서 밀리면 절대 안된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리그에서 경기를 뛰고 나면 늘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거칠었다.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요령 있게 상대를 막아서야 한다. 공격수들이 킥이 자유롭지 못하게 앞에서부터 눌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는 카롤린 안센, 나이지리아전 최우수선수 구로 레이텐, 80년생 골키퍼 스타벡 골키퍼인 잉그리드 옐름세트도 정말 잘한다"며 경계심을 표했다. 힘겨운 상대임에 틀림없지만 조소현은 "노르웨이한테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은 2차전, 나이지리아에게 0대2로 패한 후 눈물바다가 된 믹스트존에서 조소현은 홀로 냉정을 유지했다. 랭스로 이동한 후에도 힘든 내색 없이 웃는 얼굴로 후배들을 다독이고 있다. 조소현은 "이 팀의 주장을 한 지 오래 됐다. 좋은 상황, 안좋은 상황 다 경험해봤다. 나는 괜찮다. 다만 후배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속상하다"고 했다.
유럽리거 조소현은 한국과 유럽 여자축구의 차이에 대해 "지난 4년간 우리나라도 발전했지만 유럽 축구는 더 많이 발전했다. 선수 저변도 넓고, 경쟁 여건이 좋다. 한국은 등록선수가 1400명밖에 안되고 경쟁 요소가 적다. 그래서 발전속도가 더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자축구 등록선수만 무려 11만 명에 달하는 노르웨이 축구를 몸소 경험했다. "노르웨이에선 어릴 때부터 남녀가 함께 축구하는 것이 자연스럽더라. 내가 있던 클럽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았다. 여자아이들중에 잘하는 애들도 곧잘 눈에 띄었다. 나만 보면 공을 차자고 조르고 안기곤 했었다"고 떠올렸다. "1-2부 리그, 컵대회도 있고, 여자 유스팀도 있다. 경기 때마다 부모님들이 와서 응원하고, 주심도 어린 여학생들이 직접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연봉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투잡을 뛰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리그 수준이 높고 기술적, 체력적으로 배울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WK리그의 연봉 상한선은 5000만 원이다. 10년을 뛰어도 이 연봉 이상은 어렵다. 그러나 해외 리그들에 비해 낮은 연봉은 아니다. 해외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현실적인 이유다. 그러나 프랑스여자월드컵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한 어린선수들은 '해외 진출'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조소현은 "후배들에게 해외리그를 추천하지만, 사실 쉽진 않다. 연봉과 안정적인 환경을 버리고 도전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축구를 좋아하고 미래에 대한 목표가 확실하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나는 그래서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친구도 사귀고, 영어도 배우고, 문화도 배우고, 유럽 클럽팀도 경험하고 싶었다. 축구뿐 아니라 스포츠 관련 직업, 인생에 대해 많이 배운다. 공부할 때 공부하고 놀 때 놀고 축구할 때 축구하고…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유럽리그에서 직접 부딪친 경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더 일찍 나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세계 여자축구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러선 안된다. 조소현은 후배들의 도전을 독려했다. "후배들이 더 도전하고 더 부딪쳤으면 한다. 언니들을 축구로 이기고 겁없이 덤비고 도전하는 후배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랭스(프랑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2019년 FIFA 프랑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18일 오전 4시·프랑스 랭스 스타드 오귀스트-들론·KBSN SPORTS>
한국=구분=노르웨이
14위=FIFA랭킹=12위
윤덕여(한국)=감독(국적)=마틴 쇼그렌(스웨덴)
조소현 지소연=주요선수=카롤린 안센, 구로 레이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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