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이 '성주밖 사드 사진' 공개한 까닭은…

조선일보
입력 2019.06.15 03:00

칠곡 부대장 취임식 때 기념 촬영
평택 사드 훈련 이어 두번째 공개… 성주 기지 공사하라는 압박인 듯

주한 미군이 경북 왜관 캠프 캐럴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발사대 모습을 지난 13일 공개했다. 주한 미군 35방공포여단은 이날 예하 부대 페이스북을 통해 사드를 배경으로 찍은 부대장 이·취임식 사진을 올렸다. 주한 미군은 지난 4월에도 사드 전개 훈련 모습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당시는 경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비활성화(inert)탄으로 사드 전개 훈련을 하는 장면이었다.

최근 미국은 화웨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이 격렬하게 반대했던 '한반도 사드'를 주한 미군이 자꾸 드러내는 것도 일종의 대중(對中) 압박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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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 35방공포여단 부대원들이 지난 12일 경북 왜관 캠프 캐럴에서 열린 부대장 이·취임식에서 사드 발사대(왼쪽 뒤편)와 패트리엇 PAC-3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주한 미군 페이스북
이번에 공개한 사드는 지난 12일 부대장 이·취임식에서 찍은 것이다. 미군은 부대 깃발을 든 채 사드와 AN/MPQ-53 레이더, 패트리엇 PAC-3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부대는 이날 행사 사진을 올리며 "Stand or die"라고 덧붙였다. 6·25전쟁의 영웅 고(故) 월튼 해리스 워커 대장이 남긴 말로 '지키지 못하면 죽음뿐'이라는 뜻이다.

군은 미군의 잇따른 사드 사진 공개에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지난 4월 캠프 험프리스의 사드 훈련 모습이 공개됐을 때 군은 당시 훈련에 사용된 사드 발사대를 '연습용 발사대'라고 표현했다. 이후에도 "사드 발사대가 더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일반 수송 차량에 훈련용 모의탄을 얹은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이번에 국방부는 "미군은 통상적으로 이·취임식에서 자신들이 운용하는 무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곤 한다"며 "공개된 발사대는 훈련용 모의탄을 수송 차량에 올려놓은 것으로 완전체가 아니다"라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설명에 대한 반론이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지휘관 이·취임식에 늘어서는 장비는 해당 병과가 운영하는 주력 무기 체계인 것이 상식"이라며 "수송 차량에 사드를 실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사드 발사대만이 장착하고 있는 듀얼 이렉션 실린더(dual erection cylinders·발사대를 들어 올리는 장치)와 리어 스테이빌라이저(rear stabilizer·차체 안정 장치)가 어느 정도 식별된다"며 "훈련용 발사관을 사드 발사대에 거치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군이 사드 사진을 공개적인 페이스북 등에 올리는 것은 '환경 영향 평가때문에 멈춘 경북 성주 사드 포대의 공사를 서둘러 시작해 사드 정식 배치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압박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 군 관계자는 "정식 발사대건 아니건 경북 성주 포대가 아닌 곳에서 훈련하거나 도열한 사진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성주 기지에 임시 배치된 주한 미군 사드 체계의 최종 배치 여부는 일반 환경 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미군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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