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빈손 귀국

입력 2019.06.15 03:00

미국·이란 중재외교 통해 日 위상 높이려던 계획 틀어져

미국과 이란 간 중재 외교를 위해 테헤란을 방문 후 14일 오전 귀국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을 완화해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다는 '야심'을 갖고 12일부터 이란을 방문했다. 하지만 그의 이란 방문 시점에 맞춰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유조선 공격 사건으로 긴장의 파고는 더 높아졌다. 미국이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것도 아베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거부 입장을 더 명확히 해 '빈손 외교'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란을 방문하고 14일 귀국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한 전용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이란을 방문하고 14일 귀국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한 전용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미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알리려는 이란에 '역이용'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13일 아베 총리와 만나 "나는 트럼프가 메시지를 교환할 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본다. 우리는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권 교체 의사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으나 하메네이는 "그것은 거짓말"이라며 "미국이 정권 교체할 수 있다면 벌써 그렇게 했겠지만 그들은 그럴 만한 능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아베 총리는 중재 외교를 통해 미·이란 간 대화 채널을 만드는 역할을 함으로써 '글로벌 플레이어'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이를 위해 지난달 국빈 방문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對)이란 중재 외교에 대해 수차례 논의했다. "중동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하고 싶다"는 의욕도 밝혔다. 그러나 유조선 피격 사건이 겹치면서 정치적 위상에 상처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이란 방문이 다음 달 참의원 선거의 쟁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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