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People] 英 보리스 존슨, 경선 압도… 대세론 확산

입력 2019.06.15 03:00

英 보수당 대표 1차 경선 1위… 2·3위 합친 표보다 많이 득표

영국의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레이스에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초반부터 압도적인 선두로 치고 나갔다. 새 보수당 대표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뒤를 이어 영국 총리에 오르게 된다.

13일(현지 시각) 보수당 하원 의원 313명이 후보 10명을 놓고 실시한 당대표 선출 1차 경선에서 존슨은 114표를 얻었다. 2위는 43표를 얻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3위는 37표가 나온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이었다. 예상을 훨씬 웃돌아 존슨이 2~3위 표를 합친 것보다 많은 압도적인 득표를 했다.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이틀 앞둔 날 헬멧을 쓴 채 자전거를 탄 보리스 존슨.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이틀 앞둔 날 헬멧을 쓴 채 자전거를 탄 보리스 존슨. 존슨은 런던시장 재직 때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블룸버그
1차 투표에서 5%인 17표 이상을 얻지 못하면 탈락한다는 규정에 따라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11표), 마크 하퍼 의원(10표), 에스터 맥베이 전 고용연금장관(9표) 등 3명이 하차했다. 이 중 브렉시트 강경파인 레드섬과 맥베이의 지지표가 향후 존슨에게 쏠릴 가능성이 높아 존슨 대세론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존슨은 1차 투표 승리 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했지만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존슨은 EU와 조건 합의 없이 헤어지는 '노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는 노선을 유지한다. 그가 총리가 되면 EU와 파국으로 치달아 경제적으로 큰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극좌파인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와 뚜렷하게 대조적인 존슨을 내세워야 차기 총선에서 유리하다는 시각이 보수당에 퍼져 있다"고 했다.

올해 55세인 존슨은 영국의 엘리트 코스인 '이튼스쿨-옥스퍼드대'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일간지 텔레그래프 기자, 잡지 스펙테이터 편집장을 지내며 언론인 생활을 한 뒤 2001년 보수당 소속으로 하원 의원에 당선돼 정계로 들어갔다. 2008년부터 8년 동안 런던시장을 지내 지명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다. 시장 재직 시절 헬멧을 쓰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런던시는 싼값에 빌려주는 자전거를 늘렸는데 시민들은 '보리스 자전거'로 불렀다. 그가 머리를 거의 빗지 않고 흐트러진 스타일로 구겨진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지지자들은 소탈한 면모로, 반대파는 쇼로 받아들인다.

그의 거침없는 언행이 자주 도마에 오른다.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브렉시트에 반대한다고 하자 존슨은 오바마를 "부분적인 케냐인이고, 선대부터 영국을 싫어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아버지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케냐 출신 흑인이라는 점을 거론해 질타를 받았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서는 2007년 "정신병원의 사디스트 간호사 같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거침없는 말에 보수 성향이라는 점 때문에 '영국판 트럼프'라고 불리기도 한다.

존슨의 동생들은 그와 달리 '반(反)브렉시트파'라는 것도 영국에선 화제다. 남동생 조(Jo)는 보수당 의원인데,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를 주장했다. 책 편집자인 여동생 레이철은 지난 2월 TV에 출연해 "브렉시트를 반대한다"며 상의를 벗는 퍼포먼스를 했다.

보수당 중도파들은 존슨 독주를 저지하기 위한 후보 간 연대에 불을 지피고 있다. 1차 투표에서 6위를 차지한 맷 행콕 보건장관(20표)과 7위였던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장관(19표)에겐 사퇴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라는 압력이 쏟아지고 있다.

일간 가디언은 "행콕 보건장관이 (3위) 고브 환경장관 및 (5위)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과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존슨의 대항마로 1차 투표에서 나란히 2~3위를 차지한 헌트 외무장관과 고브 환경장관 중 누구를 택할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갈려 있어 존슨에게 유리한 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경선 판도는 16일, 18일 치러지는 TV 토론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BBC는 "다른 후보들이 모두 집중적으로 존슨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존슨이 이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볼거리"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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