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상사 집착 말고, 솔직하게 쓴소리하라

조선일보
입력 2019.06.15 03:00

20대 밀레니얼 세대와 일하는 기업 중간관리자를 위한 지침서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킴 스콧 지음|박세연 옮김|청림출판|408쪽|1만6500원

팀장 노릇 쉽지 않다. 팀원을 격려하고 문제를 지적해 개선하여 최선의 성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 팀장의 본분이지만 격려는 쉬워도 지적은 어렵다. 팀원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 봐 마음 쓰이고, '꼰대'라는 꼬리표가 붙을까 신경 쓰이며, 팀원들 소셜미디어에서 뒷말의 대상이 될까 두렵기도 하다.

한국에서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나 20대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해야 하는 팀장의 고민은 마찬가지일까. 구글에서 유튜브 담당 팀 등을 이끌었으며, 애플대학 교수이기도 한 킴 스콧이 기업 중간관리자를 위해 쓴 이 책의 원제는 '철저하게 솔직하기(Radical Candor).' 쓴소리하는 게 불편해 팀원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 건 상사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직원에게 깊은 관심을 드러내면서도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2017년 출간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미국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도 꼽혔다.

저자의 체험이 녹아 있다. 인신공격하는 팀장에게 시달린 경험이 있었던 저자는 '좋은 상사'가 되고 싶었다. 업무 능력은 엉망이지만 사람 좋은 직원을 질책하지 않았다. 모두가 그를 좋아했기에 그가 울기라도 한다면 다들 자신을 나쁜 상사라 욕할까 걱정이 됐다. 거짓으로 칭찬하자 그는 더욱 엉망이 됐다. 해고 통보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을 때 그는 원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왜 진작 말씀하지 않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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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좋은 상사'가 되고 싶지만, 뒷말 듣기 싫어 쓴소리를 아끼면 부하 직원에게도 조직에도 마이너스다. 킴 스콧은 "상대의 사기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지적하는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티브 잡스는 "유능하고 의지할 만한 직원을 위해 상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그들이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때 정확하게 지적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습관적으로 직원들에게 "당신의 일은 엉망이군요!"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직원의 역량을 의심하지 않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잡스가 직원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인격을 모독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직원이 엉망인 것이 아니라 직원의 '일'이 엉망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사기를 꺾지 않으면서 지적하려면 성격 결함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칭찬은 공식적으로 하고, 지적은 개인적으로 해야 한다. 비슷한 문제로 지적받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훌륭한 상사가 되기 위한 핵심은 좋은 관계에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부하직원과 관계가 좋으면 대놓고 솔직하게 잘못을 지적해도 신뢰에 금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격의 없이 의사소통을 하려면 직원에게 '개인적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수. 대화 시간을 늘리고 인간적인 측면을 서로 이해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감정 노동이 필요하지만 저자는 "감정 노동은 훌륭한 상사가 되기 위한 핵심"이라고 말한다. 직원의 사사로운 일까지 신경 쓰자니 '보모'가 된 기분이라는 상사들에게 마이크로소프트사 임원을 지낸 레슬리 코흐는 조언한다. "보모 노릇이 아닙니다. 그걸 관리라고 부릅니다.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죠!"

결속력을 다지는 건 중요하지만 직원들을 개인적으로 잘 알 수 있는 기회는 일상적 업무 공간이지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회식이나 주말 파티, 야외 행사 등을 마련할 땐, 아무리 자유로운 행사라 해도 직원들은 강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저자는 강조한다. "상사가 팀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그들을 그냥 집에 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솔직함은 쌍방 관계다. 지적하는 만큼 리더도 지적받을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구글 설립자 래리 페이지는 자신의 실수를 직원들이 자유롭게 말하도록 했다. 누구나 '존경받는 상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존경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역효과를 낳는다.

전반부는 이론편, 후반부는 실전편으로 구성됐다. 책을 읽을수록 '상사 노릇하기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자는 위로한다. "내 경험상,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보다 정답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최고의 상사가 된다. 그들은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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