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뉴요커의 조건은 고독·이혼·노숙?

조선일보
입력 2019.06.15 03:00

'나는 매일 뉴욕 간다'
나는 매일 뉴욕 간다|한대수 지음|북하우스|328쪽|1만5800원

가수 한대수가 말하는 '진정한 뉴요커가 되기 위한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10년 이상 살면서 100년 이상의 고독을 느껴야 하고, 둘째, 이혼은 한 번쯤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월세를 못 내서 한두 번은 쫓겨나 봐야 한다. 여기에 노숙한 경험까지 있다면 '진정한 뉴요커!'란다.

세계적인 스타 밴드 콜드플레이에게 "음악이 형편없다"고 독설하고, 세계 최고의 여가수로 불리는 비욘세에게 "수영복 모델인지 가수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은 한대수뿐일 것이다. 그가 유일하게 칭찬을 아끼지 않은 가수는 빌리 조엘. 그보다 한 살 어린 70세 조엘이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에서 50회나 표를 매진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조엘을 수퍼스타로 인정하진 않지만 엄청 부러워하고 있는 중"이다.

40년간 뉴욕에서 산 한대수가 새삼스레 이 화려한 도시에 대해 노래한다. 열 살 때 처음 뉴욕에 입성한 그가 3년 전 딸 양호를 위해 다시 뉴욕 땅에 섰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살 월세방이 비싸다며 발품을 팔기도 하고, 아파트 전기 연결하는 데 3주씩 걸린다고 투덜대기도 한다. 뉴욕의 어두운 면도 놓치지 않는다. 마약 중독자, 노숙자 등 그만의 시각으로 뉴욕을 해석한다.

그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한대수를 알았다고 생각한다면 착각. 책은 한대수만의 독특한 유머와 파릇하고 싱싱한 표현으로 채워져 있다. 개성 넘치는 문체에, 그가 백발의 70대라는 사실도 까맣게 잊는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