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 파워

입력 2019.06.15 03:00

중동서 유조선 잇단 피격에도 국제유가 큰 출렁임 없어
美 셰일원유 대량생산 효과, 세계 '에너지 질서' 재편중

13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2척이 공격받았지만 국제 원유 가격은 2% 남짓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전날보다 2.2% 오른 배럴당 52.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가격은 11일보다 낮은 수준이다. 중동에 화염이 솟으면 유가가 급등하던 시절이 저물고 있는 것이다.

RBC캐피털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전략 책임자는 CNBC에 "중동에서 유조선이 공격당하고, 산유국 베네수엘라 제재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유가가 100달러 수준으로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RS에너지의 데릭 브로워 디렉터는 로이터에 "시장 반응이 이렇게 잠잠한 것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동 불안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에 큰 변동이 없었던 것은 미국의 셰일 혁명으로 중동 원유 의존도를 낮춘 영향이 크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BP가 지난 11일 공개한 2018 세계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20만 배럴 증가해 1531만 배럴을 기록했다. 역대 단일 국가 생산량 증가 폭 중 최대 기록이다. 미국은 이로써 2위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하루 1228만 배럴)를 완전히 따돌렸다.

미국이 에너지 자급을 이루면서 중동 국가 간 세력 균형에 치중하던 '중동의 경찰' 역할을 벗어던지고 있다. 동맹국 이스라엘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적성국 이란을 압박한다. 시리아·이라크에서도 발을 빼려고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란이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란군이 유조선에 접근해 불발탄을 제거하는 모습'이라며 관련 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셰일 오일(shale oil)

수평의 퇴적암(셰일)층의 미세한 틈에 갇혀 있는 원유. 일반적인 원유보다 더 깊은 곳에 있고, 암석층을 고압의 물과 화학물질로 파쇄하는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이 압도적인 시추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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