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주화 운동 씨앗 뿌리고, 평생 동지 DJ 곁에 잠들다

조선일보
입력 2019.06.15 03:00

故 이희호 여사 현충원에 안장
전현직 총리·5당 대표 등 참석

고(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식이 14일 서울 창천교회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추모객들과 여야(與野) 정치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반려자이자 동지였으며 여성운동가이자 사회운동가였던 고인을 기렸다.

오전 6시 30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빈소를 출발한 이 여사의 관(棺)과 영정은 고인이 1962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한 이래 장로로서 평생 몸담았던 신촌 창천교회로 향했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이낙연 국무총리와 민주평화당 권노갑 고문,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를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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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가운데)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부 요인들이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이희호 여사 추모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추모식에는 공동 장례위원장인 이 총리를 비롯해 문희상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국회 5당 대표와 시민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남강호 기자
장상 전 총리 서리는 추도사에서 "여사님은 많은 친지와 선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과 함께하는 길을 택했다"며 "유신 독재 시절 옥고와 납치로 시련이 이어지던 때에도 묵묵히 남편 곁을 지키며 흔들리지 않을 것을 당부하는 동반자이자 동지였다"고 했다. 이낙연 총리는 조사에서 "여사님은 남편이 감옥에 있거나 해외 망명 중일 때에도 편안함을 권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나님의 뜻에 맞게 투쟁하라'고 독려했다"며 "김 대통령 노벨 평화상의 절반, 정권 교체의 절반은 여사님 몫이었다"고 했다.

운구 행렬은 이 여사가 50여 년간 살았던 동교동 사저로 향했다. 이 여사의 영정은 1층 응접실 소파 위의 김 전 대통령 영정 옆자리에 놓였다. 이어 서울현충원에서 정부가 주관하는 '여성 지도자·영부인 고 이희호 여사 사회장 추모식'이 이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 총리, 여야 5당 대표,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김상근 목사가 차례로 나와 추도사를 했다.

문 의장은 "이 여사는 대한민국 여성운동의 씨앗인 동시에 뿌리였고 평생 민주주의 운동가였다"고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김 대통령이 사형 선고를 받았을 때에도 이 여사는 불굴의 의지로 위기를 헤쳐나갔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여사님의 삶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였다"고 했다. 지난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내온 조전(弔電)도 이날 다시 낭독됐다.

이 여사의 관은 김대중 대통령 묘역에 합장됐다. 봉분 한쪽을 미리 헐어내 마련한 공간에 국군 의장대가 관을 내렸다. 아들 김홍업 전 의원과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등 유족과 장례위 관계자들이 차례로 흙을 뿌렸다. 의장대가 열아홉 번 조총을 발사하는 가운데 이 여사는 10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김 전 대통령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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