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42] 長江의 앞 물결과 뒷물결

조선일보
  •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입력 2019.06.15 03:12

우리는 곧잘 조국의 영토를 강산(江山)이라는 말로 쓰기도 한다. '삼천리금수강산(三千里錦繡江山)'이 좋은 예다. 이 말은 국토 전체를 지배하는 권력을 가리킬 때도 있다.

중국에서는 타강산(打江山)이라고 적으면 '국가 권력을 손에 넣다'는 뜻이다. 현대 중국에 견줘 보면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등의 역할이다.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42] 長江의 앞 물결과 뒷물결
붉은 공산주의 이념으로 사회주의 중국을 건국한 1세대다. 따라서 보통은 '홍일(紅一)'로 줄여 적는다. 이들과 혈연으로 이어져 다음 세대를 형성한 사람들은 '홍이(紅二)'로 부른다.

혁명 세대인 시중쉰(習仲勳)의 아들로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그에 앞서 권력 정상에 올랐던 장쩌민(江澤民) 등이 다 그렇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모진 싸움에 나섰던 앞 세대에 비해 누릴 게 많다.

그런 경우를 일컫는 말이 좌강산(坐江山)이다. 창업(創業) 1세대의 권력을 이어받아 다시 통치 권력을 즐기는[坐] 세대라는 뜻에서다. 이들에게는 보통 권귀(權貴)라는 표현도 따른다. 권력과 함께 높은 지위를 누려서다.

사회주의 중국 건국에 이어 개혁·개방의 대전환까지 이끌어낸 1세대에 비해 현재 중국을 지배하는 '홍이(紅二) 세대' 권력은 뭔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력과 지위에 이어 거대한 부(富)까지 장악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나친 자신감에 휩싸여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그 결과는 가파른 대립 국면이 부른 큰 위기 상황이다. 잘나가던 경제는 비틀거리며 하강하는 추세고, 만연한 부패의 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는 중국 속언이 있다. 세대의 교체를 지칭한다. 그러나 장강에서 밀려 내려온 뒷물결이 앞 물결보다 맑아 보이지 않는다. 공산당 지도부의 의사 결정과 위기 대처 능력을 의구심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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