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책임론 제기되자 뒤늦게 궁색한 사과

조선일보
입력 2019.06.14 20:02 | 수정 2019.06.14 20:04

윤지오 '보호자' 자처했던 안민석,
책임론 제기되자 "선한 의도였는데 난처한 입장 돼"


고(故) 장자연씨 사건의 증언자를 자처한 윤지오씨가 국회에서 간담회, 출판기념회를 할 수 있도록 전면에 나서 도왔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14일 “두 달 전 출판기념회 이후 윤지오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씨의 ‘거짓 증언’ 등 논란으로 고소·고발과 후원금 반환 소송 등이 이어지자 안 의원이 뒤늦게 발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 선한 의도로 윤지오 증인을 도우려 했던 여야 국회의원들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며 “모두 제 탓”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장자연 사건의 진상을 밝혀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고 가해자들을 찾아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었다”며 “윤지오 출판기념회는 성직자 한 분께서 선의로 도와 달라고 요청하셔서 제가 도와 준 것이니 다른 국회의원들과는 상관이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윤씨가 지난 3월 장자연 사건을 다룬 책을 출간하며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되자 의원들을 모아 ‘윤지오와 함께 하는 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여당에선 권미혁, 남인순, 이종걸, 이학영, 정춘숙 의원이 참여했고, 야당에선 바른미래당 김수민, 민주평화당 최경환,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동참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들이 윤씨 지원에 나선 것이다.

안 의원은 4월 8일 열린 국회 간담회에서 “윤씨의 진실을 향한 투쟁이 외롭지 않도록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잘 지켜 드리자는 취지로 간담회를 마련했다”며 “윤씨의 지난주 출판기념회가 석연찮은 이유로 하루 전 취소됐다. 뜻있는 사람들과 시민의 힘으로 오는 일요일 국회에서 북 콘서트를 열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4월 14일 열린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해 윤씨에게 힘을 실어줬다.

안 의원은 윤씨 증언에 대한 신빙성 문제가 제기됐을 때도 윤씨를 옹호했다. 4월 말 윤씨의 출간을 도움을 줬던 김수민 작가는 “윤씨의 증언은 거짓말”이라고 윤씨를 고소했다. 이에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싸워야 할 대상은 부정한 권력이지 증인 윤지오가 아니다”라며 “주위의 우려처럼 윤지오 북콘서트 이후 그녀에 대한 백래쉬(backlash)가 본격화됐다.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니 진흙탕 싸움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윤씨의 ‘거짓 증언’ 의혹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 10일 윤씨를 후원한 439명이 후원금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인터넷상에서는 “나팔수 역할을 한 의원들은 왜 말이 없느냐”며 비판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14일 뒤늦게 “윤지오 증인의 국회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이후 한차례도 모이지 않았다”며 “증인이 국회의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윤지오 증인을 도운 것이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을 만큼 국민들이 어리석지는 않다고 저는 믿는다”며 “저는 평소 공익제보자는 보호되야 한다는 믿음이 있고, 혹시 모를 피해를 걱정해서 공익제보자들이 내미는 손을 외면하는 비겁한 정치인이 되긴 싫다"고 했다. 또 "앞으로도 그들이 내미는 손을 따뜻하게 잡아 줄 것'이라며 "정치인의 도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의원이 사과해야 할 시점에도 여전히 자기 정당성으로 일관하려 한다”며 “왜 의원들에게만 사과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는 빠졌느냐”고 지적했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던 재심 전문으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라며 안 의원을 겨냥했다. 박 변호사는 “(안 의원이) ‘윤지오 증인을 도운 것이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을 만큼 국민들이 어리석지는 않는다고 저는 믿는다’고 했는데 이런 황당한 변명이 있나 싶다”며 “이러고도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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