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 山으로 가던 '지정생존자' 활력 되찾아 외

입력 2019.06.15 03:00

[아무튼, 주말- saturday'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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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지정생존자

이야기를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일어날 거라 생각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 ABC와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지정생존자'는 바로 이렇게 시작한다. 미국 대통령이 매년 초 의회에 가서 신년 연두교서를 발표할 때 내각의 각료 중 1명이 안전시설에 남는 전통이 있다. 연두교서는 대통령을 비롯, 미국 상·하원 의원 등 미국을 이끄는 고위 공직자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다. 이 행사에서 사고나 테러 등이 일어나 몰살당할 경우를 대비해 1명의 각료가 '지정생존자'가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그런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에 보통 지정생존자는 각료 중 가장 서열이 낮거나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사람이 뽑힌다.

드라마는 이 지점을 영리하게 파고든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연두교서 연설장에서 정체불명의 테러가 일어나고, 지정생존자였던 주택개발부 장관 톰 커크먼(키퍼 서덜랜드)이 대통령이 된다. 학자 출신인 커크먼은 마침 그날 아침 경질될 거라 통보받은 상태. 한순간에 대통령이 된 커크먼은 사면초가에 놓인다. 군과 행정부 고위직들, 살아남은 의회 의원들은 물론, 국민 대다수도 그를 대통령감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이 와중에 사상 초유의 테러를 저지른 범인들까지 찾아야 한다.

'지정생존자'는 전형적인 미국 드라마의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설정, 결점이 많지만 정이 가는 주인공, 한 회가 끝날 때쯤이면 어김없이 다음 회를 보게 만드는 전개로 무장하고 출발하지만, 시즌이 이어지면서 이 장점들이 점점 사라지고 극은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최근 공개된 시즌3는 커크먼이 재선에 도전하는 과정이 큰 줄기인데 다행히 장점이 되살아나고 있단 평을 받았다. 한국의 tvN이 판권을 사서 한국 실정에 맞게 리메이크한 버전도 7월 방영 예정이니 예습하는 기분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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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 심청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공연 중인 '심청가'(연출 손진책)는 판소리로 진하게 우려낸 사골 국물 같은 창극이다. 그간 국립창극단이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 바탕으로 만든 창극은 해외 연출가에게 연출을 맡기는 등 파격적 시도가 주를 이뤘지만, 심청가만은 창극의 뿌리인 판소리에 오롯이 집중한다. 본래 심청가의 완창 무대는 5~6시간이 걸리지만 창극 버전은 이를 150분 길이로 줄여 핵심 대목만을 전달한다. 극을 이끌어가는 해설자인 도창(導唱)으로는 명창 안숙선과 현재 국립창극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유수정이 번갈아 오른다. 어르신은 물론 완창 판소리 무대가 버거운 젊은 관객에게도 안성맞춤인 작품.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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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베르나르 뷔페 회고전

"그림…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말하거나 분석하지 않는다. 그것을 느낀다."

20대에 프랑스 화단을 평정했던 천재 화가 베르나르 뷔페(1928~1999)의 20주기를 맞아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15일까지 열린다. 1940년대 초기작부터 파킨슨병을 앓던 말년까지 포괄하는 유화 92점은 전쟁 직후 식료품 정물화를 그리던 가난한 청년이 파리 미술계 스타로 급부상하고, 외면받고, 그럼에도 그려나가며 추상화 시대에 구상화(具象畵)의 왕자로 남은 그의 전 생애를 보여준다. "지식인들이 나를 모욕한다 해서 그림을 포기하지는 않겠다. 나는 바보들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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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 에피톤 프로젝트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같이 있어도 외로울 때 만나요. 나지막이 노래할게요." '고막 남친'의 선두 주자 에피톤 프로젝트가 소극장 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의 제목은 '유월의 고독회'.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변하면서 느끼는 감수성을 음악을 통해 보인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달콤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멜로디로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 팬들을 거느린 인디 대표 뮤지션. 소극장 공연인 만큼 악기 편성을 최소로 해 에피톤 프로젝트의 목소리를 강조한다. 그의 곡에서 느낄 수 있는 복잡한 내면의 감정들에 초점을 맞췄다. 15일부터 오는 7월7일까지,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 호암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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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윌 스미스가 없는 '맨 인 블랙'도 가능할까?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감독 F. 게리 그레이)은 팥소 없는 단팥빵 같은 영화. 1997년부터 총 세 편의 시리즈에 출연한 '맨 인 블랙'의 아이콘이 빠졌다. 대신 '햄식이'로 불리는 크리스 헴스워스가 에이전트 H로, 테사 톰슨이 에이전트 M으로 출연한다. 남성 버디물에서 남녀 버디물로 바뀌었다는 점이 두 번째로 눈에 띄는 변화. 여성 캐릭터 비중을 늘려 요즘 경향을 반영했지만, 어딘가 엉성한 전개에 하다 만 듯한 액션이 영 뜨뜻미지근하다. 그럼에도 외계인을 때려잡는 킬링타임용 영화가 당긴다면, 한 편도 놓칠 수 없는 팬이라면 보는 수밖에. 단팥빵이 다 팔렸다면 유자앙금빵이라도 베어 무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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