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이란 방문 중에… 호르무즈해협서 日유조선 등 2척 피격

입력 2019.06.14 03:08

이란, 배후설 부인 "정치적 공작"
美·이란 갈등 중재하러 간 아베 방문중 '일격'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이란 간 갈등 중재를 위해 12일부터 이란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이란 주변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일본 선사 소속 유조선 등 유조선 2척이 공격받았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5분의 1 이상이 지나는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지난달에 이어 한 달여 만에 유조선이 공격받으며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유조선 피격 소식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4% 이상 급등했다.

AP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각) 일본 해운업체 고쿠카산업 소속 고쿠카 코레이저스호와 노르웨이 선사 프런트라인 소유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호르무즈해협 초입인 오만해에서 어뢰, 기뢰 공격을 받았다.

13일(현지 시각) 이란 주변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기뢰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이 화염에 휩싸여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해운업체 소속 유조선 고쿠카 코레이저스호와 노르웨이 선사 소유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어뢰와 기뢰 공격 등을 받았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두 유조선에 타고 있던 선원 44명은 모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이란 간 중재를 위해 1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이 지역에서 지난달에 이어 유조선이 공격받으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이란 주변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기뢰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이 화염에 휩싸여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해운업체 소속 유조선 고쿠카 코레이저스호와 노르웨이 선사 소유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어뢰와 기뢰 공격 등을 받았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두 유조선에 타고 있던 선원 44명은 모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이란 간 중재를 위해 1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 중인 가운데 이 지역에서 지난달에 이어 유조선이 공격받으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고쿠카 코레이저스호는 어뢰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은 후 선원 21명이 탈출했으며, 프런트 알타이르호는 기뢰 폭발로 화염에 휩싸였으나 23명 선원 모두 탈출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중동 언론들은 피격 초기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침몰했다고 보도했으나 노르웨이 선사 측은 이를 부인했고, 이란 국영 IRIB방송도 선체에 난 불이 진화되면서 가라앉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바레인에 사령부를 둔 미 해군 제5함대는 "한 척은 오전 6시 12분, 다른 한 척은 7시에 구조 신호를 보냈다"며 피격 사실을 확인했다. 두 유조선의 피격 지점은 직선거리로 약 50㎞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어뢰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고쿠카 코레이저스호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주바일 항구에서 싱가포르로 메탄올 2만5000t을 싣고 가던 중이었으며, 프런트 알타이르호는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유전 지역에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를 적재하고 대만 가오슝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13일(현지 시각)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 초입인 오만해에서 노르웨이 선사 소속 유조선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기뢰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후 선체에서 폭발이 일어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위 사진). 일본 해운업체 소속 유조선 고쿠카 코레이저스호도 같은 날 공격을 받았다. 유조선 피격 사건이 일어난 날 이란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아래 사진 가운데) 일본 총리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아래 사진 오른쪽)와 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13일(현지 시각)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 초입인 오만해에서 노르웨이 선사 소속 유조선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기뢰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은 후 선체에서 폭발이 일어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위 사진). 일본 해운업체 소속 유조선 고쿠카 코레이저스호도 같은 날 공격을 받았다. 유조선 피격 사건이 일어난 날 이란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아래 사진 가운데) 일본 총리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아래 사진 오른쪽)와 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데일리메일·AP 연합뉴스
일본 고쿠카산업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7시쯤 포탄이 선체 좌측 뒤편에 맞아 엔진실에 불이 붙어 진화했지만, 2~3시간 뒤 다시 포탄이 선체 좌측 가운데를 때려 선장 지시로 모두 배에서 구명정으로 탈출했다"고 밝혔다. 고쿠카산업은 해당 유조선이 현장 해역을 표류 중이라고 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도 이날 오후 "호르무즈해협 부근에서 일본과 관계가 있는 물품을 선적한 배 2척이 공격당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의 주체나 배후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날 공격 주체가 명확하지 않으며, 일본을 표적으로 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 중에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테헤란 체류 이틀째인 아베 총리는 비상 연락망을 가동해 관계 부처에 정보 수집과 승무원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했다.

유조선이 피격된 곳 지도

앞서 지난달 12일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과 가까운 오만 해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노르웨이 유조선 4척이 공격을 당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정보 당국 등은 이란이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했다.

이번 피격과 관련해서도 이란 정부는 자신들이 공격 배후가 아니라고 즉각 부인했다. 이란 내각의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날 "이번 공격이 중동의 불안을 일으키려는 정치적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에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7일 이란 최대 석유화학 그룹인 페르시아걸프석유화학(PGPIC)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피격당한 유조선 중 한 척에서는 검붉은 화염이 치솟을 만큼 피해가 컸다. 한 달 간격으로 터진 유조선 피격 사태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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