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9곳 있는 서대문구… 청년들 집값 걱정없이 취·창업하는 환경 만들것"

조선일보
입력 2019.06.14 03:00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전국서 무분별한 현금복지 잇따라… '복지 기준선' 사회적 합의 필요"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서대문구

"아동, 양육, 공훈, 청년 등의 이름으로 곳곳에서 현금 복지가 등장하니, 각종 단체가 복지제도를 도입하라고 단체장을 압박하는 게 일상사가 됐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사회적 합의가 중요한데 안타깝다."

최근 본지와 인터뷰한 문석진(64·사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현금 복지 경쟁을 비판하면서 "지자체는 현금 복지가 아닌 서비스 복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과도한 현금 복지에 문제의식을 가진 단체장 15명이 최근 출범시킨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복지대타협위원회 결성 멤버다. 그는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복지 기본선을 어느 수준까지 잡을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초선 구청장이던 2011년 '100가정 보듬기 사업'을 도입했다. 형편이 어려운데도 현행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의 이웃들을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찾아내 독지가·종교시설·기업 등과 결연시켜주면, 매달 20만~50만원씩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후원된다. 구청 예산을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호응이 높아 가성비 높은 복지 정책으로 주목받아왔다. 최근까지 목표인 100가정의 5배가 넘는 559가정에 32억원이 후원됐다. 문 구청장은 "중앙 정부와 합의한 사회 최저 보장선을 지키면서 지역 사회와 연대해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 돌보는 시스템은 서대문구뿐 아니라 전국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연세대·이화여대가 있는 신촌 대학가를 품고 있어 젊은 느낌이 강하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에 대학이 아홉 곳이나 있어 청년층 인구가 많은데 주거 환경은 열악해, 청년 주거 공간 확보가 시급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는 최근 청년과 대학생의 집값 부담을 덜어준 임대주택인 '청년누리주택'(남가좌동), '이와일가'(북가좌동), '꿈꾸는 다락방'(천연동) 등을 잇따라 건립했다. 청년 1인가구와 신혼부부, 독립·민주유공자 후손을 위한 청년미래공동체 주택도 홍은동에 최근 준공돼 입주를 앞두고 있다. 문 구청장은 "저렴한 주거비로 집값 걱정을 덜게 된 대학생들이 지역 초·중·고생을 위한 멘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청년과 지역이 상생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집값 걱정 없이 취업·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현안 중 하나는 신촌의 위상 찾기다. 문 구청장은 "신촌은 2014년 연세로(연세대~신촌전철역)에 자가용 진입을 금지하고, 주말에 차 없는 거리로 광장처럼 바꾸면서 부활하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신촌의 매력을 부각할 다양한 야외행사가 더 활발하게 열리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서대문구에는 대표적인 근현대 문화유산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서대문독립공원이 있다. 오는 2021년에는 독립공원 인근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도 들어선다. 문 구청장은 "독립공원 일대를 자주독립, 근대 민주공화정 수립, 실질적 민주주의 성취의 과정을 배우는 역사문화벨트로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야간 형무소 체험이나 심야 영화 상영 같은 다양한 문화 행사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