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靑비서관이 "의원 소환제 입법해야"

입력 2019.06.13 03:01

강기정 수석이어 복기왕 비서관 "국회 일 안해도 견제 방법 없어"
야권 "청와대 비서들 대놓고 야당 공격 선동하며 선거 개입"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

청와대 복기왕〈사진〉 정무비서관이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게시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청원에 대해 "대통령도,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도 소환할 수 있는데 유독 국회의원에 대해서만 소환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재 계류 중인 국회의원 국민소환법이 완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복 비서관은 "국회가 일하지 않아도, 어떤 중대한 상황이 벌어져도 주권자인 국민은 국회의원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며 "국회의원이 주권자의 입장에서 일해주기를 갈망하고 있다. 이제는 국회가 대답해야 한다"고도 했다.

복 비서관의 '일하지 않는 국회' 언급은 패스트트랙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거부해 온 야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강기정 정무수석의 '준엄한 평가' 발언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야당 압박'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야권은 "청와대 비서들이 대놓고 야당 공격을 선동하며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고 또다시 반발했다.

그동안 5당 대표 회동을 조율해 오던 청와대 정무라인은 갑자기 '대야 공격 선봉'에 나섰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당장 답변하지 않아도 될 사안을 굳이 앞당겨 답변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중에 이 문제들을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중앙선관위는 전날 강기정 수석 발언에 대해 신속하게 '면죄부'를 줬다. 강 수석은 한국당·민주당에 대한 정당 해산 청원에 대해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 "국민의 준엄한 평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느냐'고 선관위에 질의했고, 선관위는 "국민청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의 과거 발언이 회자됐다. 조 수석은 서울대 교수 시절인 2015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는 선거에서 국민께서 심판해주셔야"라고 하자 "선거법 위반 혐의가 상당하다"고 주장했었다.

이날 복 비서관의 답변은 지난 2017년 8월 청와대가 국민청원 제도를 도입한 이후 101번째 답변이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정치적 목적으로 국민청원 제도를 활용하고 있고, 선관위는 그에 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당 해산 요구 청원 등 상당수가 정부가 관여할 수 없는 내용인데 청와대가 굳이 답변하면서 자신들의 일방적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4월 고(故) 장자연씨의 동료라고 주장했던 윤지오씨의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 미작동 주장' 청원에 대해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 없이 윤씨에 대한 사과와 함께 경찰관을 징계하겠다고 답변했다. 수사가 진행 중인 다른 사건들에 대해선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기대한다"는 식으로 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야(與野)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입장 차가 큰 공수처 설치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이 답변자로 나서 "촛불 정신의 구현"이라고 옹호,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청와대가 청원 답변을 통해 한편으로 인기에 영합하고, 한편으론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공포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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