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변호사와 고객 연결해주는 업체, 법조版 '타다' 논란

조선일보
입력 2019.06.13 03:01

변호사회 "수수료 받는건 위법", 일자리 중개업체 '크몽' 고발
업체 "변호사에게 수수료 안받아"… 공유경제 논란 전문직으로 번져

법조판 '타다(승합차 공유 서비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달 초 국내 1위 온라인 일자리 중개업체 크몽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크몽이 변호사를 고객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았고, 이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변호사의 수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된다'는 법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크몽은 '공유 경제'를 표방하며 단기·일회적 일감을 구하는 이들과 고객을 연결해준다.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이 같은 중개 업체가 5~10여개 등장했다. 이들은 디자인, 광고 기획, 피아노 레슨 등은 물론 법률 상담까지 연결해 주고 수익의 5~20%를 수수료로 받는다. 실제로 이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변호사들이 '1분에 2000원' 등의 조건으로 상담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몽은 이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과 달리 변호사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며 "변호사회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의 '타다'의 퇴출 요구 같은 공유경제 업체와 기존 업계 간 갈등이 전문직 분야로 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률 시장의 포화가 갈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재 국내 변호사 수는 2만6111명으로 2009년 9612명의 두 배가 넘는다. 로스쿨 출신의 2년 차 변호사 A씨는 "(크몽이) 변호사를 모집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얻는 것은 법조 브로커의 행태"라고 비판하면서도 "사무실을 얻고 사무장을 채용해 의뢰인을 맞던 전통적 방식으론 경쟁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갈등이 다른 분야로 확대되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한 중개 업체에선 의대생이 '질병에 대해 설명드립니다'라며 15분에 1만2000원을 받는 서비스를 개설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비의료인의 의료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행위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노동법)는 "전문 영역의 온라인 중개가 자칫 서비스의 질 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공유 경제의 확산은 세계적 현상인 만큼 전문가 집단도 공존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