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일정상 '약식 회담' 검토

입력 2019.06.13 03:01

G20때 회담 안하면 정치적 부담… 접촉 수준의 비공식 만남될 듯
아사히 "만난다면 선 채로 대화"

일본은 오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릴 G20(주요 20국) 정상회의에서 한·일 간 '풀 어사이드(pull-aside)' 방식의 약식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풀 어사이드'는 '(대화를 위해) 옆으로 불러낸다'는 뜻으로 외교가에선 주로 다자회의 때 막간을 이용해 회의실 한쪽에서 진행하는 비공식·약식 만남을 가리킨다.

한·일 관계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G20 회의 때 문재인 대통령을 아예 만나지 않을 경우 생길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일본 정부 내에선 풀 어사이드 방식의 만남이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한·일) 정상끼리 접촉한다고 해도 단시간 또는 선 채로 얘기하는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풀 어사이드 방식은 양국이 긴급 현안을 논의하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만남 기록을 남기기 위해 주로 택한다. 공식 회담 때와 달리 1~2명만 배석하거나 정상이 아예 통역만 두고 서서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국기와 테이블도 생략되고 시간은 20분을 넘기지 않는 게 보통이다.

아베 내각에서 풀 어사이드 방식을 검토하는 것은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장기화로 아직 한·일 간 정식 회담을 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위원회 구성 제안에도 사실상 응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일본 정부는 다만 G20 주최국으로서 이웃 국가 정상을 만나지 않을 경우 자국 일각과 미국 등에서 '한국 홀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한국엔 '대일(對日) 비판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KBS 대담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며 회담 의사를 피력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와 관련, "G20 계기 한·일 정상회담은 양국이 계속 협의 중인 사안으로 개최 여부·방식 등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주한 일본 대사관 측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G20 기간 중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관해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양국 갈등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상황에서 긴 시간 정식 회담을 가졌다간 갈등이 증폭될 위험이 크다"며 "현재로선 일단 정상 간 대화의 물꼬라도 트는 약식 회담을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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