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해외관광' 혹해서 마약 들여온 주부들…경찰, 필로폰 조직 64명 검거

입력 2019.06.12 14:16 | 수정 2019.06.12 17:41

‘캄보디아산 필로폰’ 밀반입 21명 추가 검거
지난 1월까지 검거된 조직 총책 등 포함 총 64명
"공짜 해외관광"…주부들 꾀어 밀반입책으로 이용

주부들을 꾀어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밀반입한 마약 밀매 일당과 투약자들이 경찰에 추가로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캄보디아 무료관광’을 미끼로 주부들을 밀반입책으로 활용하다 붙잡힌 마약조직의 공급총책 한모(58)씨 일당들이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밀반입 일당과 투약자 21명을 추가 검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거된 필로폰 사범은 총 64명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경찰은 일당의 조직 총책 등 43명을 검거하고, 이 중 14명을 구속, 2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검거 내용을 발표한 뒤 3개월 간 수사를 더 진행해 국내 밀반입책, 판매책 등을 추가로 붙잡았다"며 "추가 검거된 밀반입책 1명과 판매책 4명은 구속기소했고, 나머지 투약자 16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마약 국내 판매 총책 이씨의 집에서 경찰이 베개 속에 숨겨져있던 마약을 찾았다.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마약 국내 판매 총책 이씨의 집에서 경찰이 베개 속에 숨겨져있던 마약을 찾았다.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이번에 검거된 마약 사범은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은둔하다 검거된 ‘몸통’ 한씨와 함께 일해오던 일당이다. 한씨는 캄보디아에서 체류하며 마약의 제조·유통·밀반입 등을 조직적으로 운영했다. 한씨는 국내 판매 총책 이모(46)씨와 수도권 판매 총책 최모(43)씨 등과 함께 필로폰을 국내에 밀반입해 일반인들에게 판매했다.

이들 일당은 캄보디아 무료관광을 시켜준다며 주부들을 모집해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해 왔다. 한국으로 입국할 때 여성 브래지어 속옷 양쪽에 각각 100g씩 총 200g의 마약을 넣어 들어오는 방식이었다.

밀반입책이 된 주부들은 이 대가로 왕복 항공권, 캄보디아 관광 안내, 수수료 등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씨가 이런 방식으로 2016년부터 국내에 공급한 필로폰 양은 총 6kg으로 36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이 중 경찰은 국내판매 총책 이씨로부터 303.59g, 최씨로부터 76.7g 등 총 380.21g을 압수했다. 이는 1만 2673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압수하지 못한 나머지 마약이 이미 국내에 유통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수도권 판매총책 최씨에게서 압수한 필로폰.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경찰이 수도권 판매총책 최씨에게서 압수한 필로폰.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일당은 서울 강남에 1개, 강북에 2개 오피스텔을 차려놓고 이곳에서 숙식하며 마약을 판매했다. 밀반입한 마약을 오피스텔에 모아두고 소비자에게 판매할 소량의 마약을 나눠 담았다. 오피스텔에는 마약을 소분할 전자저울과 투명비닐·팩·검정전기 테이프 등을 배치해 놓고 작업했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광고한 후 텔레그램으로 연락한 소비자들에게 이 마약을 던지기 방식으로 판매했다.

이번 수사는 2017년 5월 단순 투약자를 검거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1년여 수사 끝에 지난해 4월 국내 공급 총책을 맡았던 이씨 부부와 수도권 판매 총책을 검거했다. 또 국정원과 공조를 통해 해외로 수사망을 넓혀 조직을 한꺼번에 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캄보디아 현지에 한씨에게 마약을 공급해준 공급책과 판매책들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인적사항을 특정했으며 국제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주택에서 캄보디아산 필로폰 6㎏을 국내로 공급한 해외총공급책 한모(58)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지난해 12월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주택에서 캄보디아산 필로폰 6㎏을 국내로 공급한 해외총공급책 한모(58)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경찰은 또 서울경찰청의 범죄수익 추적수사팀과 협조해 압수한 판매 장부 등 분석을 통해 자금 추적을 하는 한편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소 전 몰수보전은 범죄 수익금을 처분할 수 없게 미리 재산 처분 등을 금지하고, 유죄가 확정되면 그 재산을 몰수하는 제도다.

현재 한씨에 대한 재판은 진행 중이다.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한씨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 4억7300여만원을 구형했다. 이씨 부부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후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속옷에 필로폰을 숨겨 밀반입했던 30대 여성 2명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아 각각 징역 2년6개월과 3년6개월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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