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美中 무역전쟁 전담조직' 만든다더니… 반장은 업무 겸직, 인원은 고작 7명

조선일보
입력 2019.06.12 03:01 | 수정 2019.06.12 10:26

총리 지시 12일만에 면피성 발표… 팀 이끌 국장은 사실상 파트타임

외교부가 11일 미국의 반(反)화웨이 캠페인 등 최근 격화하는 미·중 무역·기술 패권 전쟁을 계기로 국제 현안에 대응하는 전담 조직인 ‘전략 조정 지원반(이하 지원반)’을 조만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원반 규모가 7명에 불과하고 지원반 업무를 전담하는 팀장도 과장급에 불과해 글로벌 최대 이슈인 ‘미·중 신(新)냉전’ 문제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전직 외교부 차관은 “세계대전의 전선이 서울로 빠르게 확장하는데, 1개 소대보다 작은 팀을 만들어 놓고 국민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원반의 지휘관(반장)은 마상윤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국장급)이 겸직할 예정이다. 미·중이 국운을 걸고 부딪히는 초대형 이슈 대응에 ‘파트타임 반장’을 내세운 것이다. 지원반을 전담하는 총괄 팀장은 과장급으로 그를 포함해 지원반 전체 인원은 7명 이내가 될 전망이다. 이들은 미·중 갈등과 관련해 현안을 모니터링하고 부내 및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한 사항에 대한 지원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긴급 현안 대응 체계 구축과 관련한 법령에 따라 이번 지원반 규모와 체계를 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부의 이 같은 조치는 임시방편적 대증(對症)요법으로 근본적 해결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미·중 관계 전담 조직 신설을 검토하라”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시를 받고 면피성으로 ‘7인 임시 대응팀’을 만들었다는 말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외교부가 미·중 분쟁에 제대로 대처할 의지가 있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여러 관계 부처와 기업인, 학계 인사들을 두루 포함한 포괄적·유기적인 조직 신설을 청와대에 적극 건의했어야 한다”며 “외교부의 소극적·수세적 대응이 아쉽다”고 했다.

외교부는 현재 지원반 자원자를 찾고 있지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 인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법령에 따르면 지원반은 ‘임시 조직’으로 길어도 1년 이내 폐쇄된다. 외교부의 한 40대 서기관은 “조금 있다 없어질 면피성 임시 조직에 누가 가고 싶겠느냐”며 “지원반이 어떻게든 구성은 되겠지만, 제대로 굴러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