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이어 홍콩 문제까지 꺼내 중국 압박

입력 2019.06.12 03:01

'범죄인 인도 반대' 시위 공개 지지

미국이 국방부 보고서에 대만을 '국가'로 명시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뒤흔든 데 이어 이번엔 홍콩 문제에 개입하고 나섰다.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려는 홍콩 정부에 반대하는 100만 홍콩 주민들의 시위에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중국은 "내정간섭을 중단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홍콩에서는 연대 파업 등 반발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홍콩 정부가 법안 강행 처리를 예고한 12일 대규모 물리적 충돌마저 우려된다.

미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각)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은 홍콩의 자치를 훼손하고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지난 9일의 대규모 반대 시위에 대해서는 "시위 참여자들과 우려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지속적으로 침해당하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확립한 홍콩의 특별한 지위가 위기에 처했다"며 "이는 홍콩 내 미국인의 비즈니스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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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 G20서 정상회담 거부땐 즉시 관세부과" 경고 -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2019 인디애나폴리스 500’우승팀 초청행사에서 경주용 차량을 배경으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디애나폴리스 500은 미 인디애나폴리스시에서 1911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자동차 경주대회다. 트럼프 대통령 왼쪽은 우승팀 '팀 펜스케(Team Penske)' 소속 카레이서인 시몽 파그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CNBC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거부하면 즉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UPI 연합뉴스
홍콩에서는 지난 9일 103만여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범죄인 인도법 개정 반대와 일국양제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법이 개정되면 홍콩 내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이 모조리 중국에 넘겨져 홍콩의 정치·언론의 자유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미 국무부 성명에 중국 외교부는 "홍콩의 일은 순전히 중국 내의 일로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반발했다.

홍콩에서는 반발이 확산일로다. 9일 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은 12일에도 시위를 예고했고, 100개 이상의 상점들이 12일 시한부 파업을 선언했다. 노동·환경단체, 예술계와 대학 학생회들도 파업이나 동맹휴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캐리 람 행정장관은 10일 "이 법안은 홍콩이 다른 나라·지역과 함께 범죄에 맞서 싸워야 하는 국제적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각) 미 CNBC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 주요 20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거부하면 즉시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어치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AP통신은 트럼프의 거센 대중 압박의 이면에 중국의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뉴스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미 카터(94) 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 시각) 고향인 조지아주(州)의 한 주일학교에서 미·중 수교 40주년 기념 강연을 하던 중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으며, 그때 그가 "중국이 초강대국(superpower)이 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통화는 앞서 카터가 대중(對中)정책에 대한 조언을 담은 편지를 백악관에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이 사의를 표하기 위해 카터에게 전화를 걸면서 이뤄진 것이었다. 대통령 재임 중인 1979년 미·중 수교를 이뤄낸 카터는 "통화 당시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는 은밀한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중국은 세계를 장악하기 원하고 있다"며 "중국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큰 경쟁 국가"라며 경계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하지만 내가 지켜보는 한 중국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world's top superpower)으로 부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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