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月 실업급여 7587억원 사상 최대…정부 “최저임금 올라 자연 증가한 것”

입력 2019.06.10 16:22 | 수정 2019.06.10 18:27

해고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이 지난달에만 7500억원을 넘어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지난 4월 7382억원에 이어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9년 5월 노동시장 현황 표. /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9년 5월 노동시장 현황 표. / 고용노동부 제공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24.7%(1504억원) 늘어난 758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실업급여는 올들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625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월(6396억원)과 4월(7382억원)에 이어 5월까지 3개월 연속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달에는 무려 50만3000명이 구직급여를 받아 갔다. 전년 동월(44만9000명)보다 5만4000명, 12.1%가 늘었다. 올 3월 이후 3개월 연속 50만명을 넘어섰다.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8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7만8000명에 비해 7.8%(6000명)가 늘었다.

이 같은 결과는 고용시장 회복이 그만큼 더디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영돈 고용부 고용정실장은 "고용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실직기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매년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사람이 비슷해도, 취업이 잘되서 4개월 만에 재취업이 되면 좋은데, 4개월 반 이렇게 넘어가면 통계적으로는 실업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고용보험 가입 증가가 실업급여 상승 불러
고용부는 실업급여 지급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실업급여 지급은 최저임금(최소 90% 이상)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1인당 평균 실업급여 지급액은 150만8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35만5000원보다 15만3000원, 11.3%가 늘었다. 고용부는 "실업급여는 실질적으로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자연 증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도록 유도한 정부정책도 실업급여액을 높인 원인 중 하나라고 해석했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자라야 신청할 수 있는데, 현 정부들어 근로자 고용 안정을 위해 보험 가입을 장려하면서 보험 가입 사업장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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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66만5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53만3000명(4.1%) 늘었다. 월별 피보험자 증가 폭으로는 2012년 2월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서비스업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서비스업의 가입자는 924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0만8000명(5.8%)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 분야가 15만1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숙박음식 7만2000명, 전문과학기술 4만8000명, 교육서비스 4만7000명 등의 순이었다. 고용부는 "실업급여 신규 신청는 경제활동 인구나 전체 실업자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안돼 실업급여액이 늘었다고해서 고용 상황이 나빠졌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실업급여 사상 최대 지급…고용보험기금에 문제 없나?
올들어 지난달까지 실업급여로 지급한 고용보험기금은 무려 3조3751억원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 한해 실업급여액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7조7198억원)보다 1조4707억원, 19%가 늘어난 것이다.

실업급여액이 갈수록 늘면서 고용보험기금이 고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고용보험기금은 지난해 2750억원의 적자가 났다. 정부는 고갈에 대비해 현재 1.3%인 고용보험기금 보험료율을 1.6%로 인상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이 법안이 통과될 지는 미지수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쓰는 돈이 많아질수록 재정이 부족해 지고, 결국에는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금 이렇게 지급액이 계속해서 커지는 것을 두고만 보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어 안 교수는 "사회 보장을 위해 실업급여를 확대한다고 해도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 적립액이 5조원에 달하고,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매월 50만명씩 늘어나고 있어 기금이 고갈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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