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원봉 서훈 작전'에 민간단체도 가세

조선일보
입력 2019.06.10 03:00

[김원봉 논란]
함세웅 신부의 의열단사업추진위, 8월부터 '김원봉 서훈' 서명운동
정부관계자 "靑도 지원에 적극적"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재점화된 '김원봉 서훈 논쟁'에 일부 민간단체가 가세했다. 사단법인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등 일부 독립운동 단체는 9일 의열단장이었던 김원봉 서훈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작년 창군 역사에 김원봉을 포함하는 작업을 비공개리에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김원봉 서훈을 위해 사전 작업을 해놓자 문 대통령이 화두를 띄우고 민간단체가 호응하는 듯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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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가 주최했던 김원봉 학술토론회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김원봉 서훈 논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김원봉의 독립운동에 대한 현재적 검토' 학술 토론회. /연합뉴스
정부와 광복회 등에 따르면 신임 광복회장인 김원웅 전 통합민주당 의원과 함세웅 신부는 오는 27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에서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 발족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추진위는 오는 8월부터 11월까지 광주·대구·대전·부산을 순회하며 '약산 김원봉 서훈 대국민 서명운동'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전 의원은 중국 충칭에서 태어났으며, 부친이 의열단 출신이다. 최근 광복회장에 취임한 그는 "김원봉은 친일파 탄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월북한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들은 의열단 창단일인 오는 11월 100주년 기념 콘서트도 계획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보훈처 차원에서 이들에 예산 지원을 해줄 근거는 없다"면서도 "청와대와 여권 핵심부에서 재정 지원에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광복회 역시 김원봉 서훈 운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보훈처는 이미 작년부터 '국민 중심 보훈혁신위원회'를 통해 김원봉 서훈을 진행해 왔다. 올해 4월에는 '약산 김원봉의 독립운동에 대한 현재적 검토'라는 학술토론회도 개최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국회에서 학계, 정부, 청와대 인사들과 함께 '독립 유공자의 서훈 심사 기준을 1945년 광복 이전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의 당·정·청 토론회를 열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작년에 창군 역사에 김원봉의 이름을 세 차례 담은 내용의 국방부 홈페이지 개편안을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방부 홈페이지의 군 연혁에는 1945~1948년이 '창군기'로 돼 있고 1945년 이전은 '광복 이전'으로 표현돼 있다. 그런데 기존의 광복 이전을 창군기로 바꾸고, 김원봉의 이름을 세 번 적시토록 개편하자는 것이다.

군사편찬연구소는 1938년 김원봉의 조선의용대가 중국 우한(武漢)에서 결성됐다는 내용을 군 연혁에 추가하라고 제안했다. 또 1942년 연혁에는 그해 4월 임시정부가 조선의용대를 수용하고, 김원봉을 한국광복군 제1지대장으로 임명했다는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고 했다. 1943년에는 김원봉 조선민족혁명당 총서기가 '조선민족군 선전연락대' 파견 협정 체결을 위해 주(駐)인도 영국군 대표 매켄지와 협의했다는 내용을 추가하자고 했다.

이 같은 군사편찬연구소의 제안은 아직 국방부 홈페이지에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군 내부에서 김원봉 부분은 정치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행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광복 이전 연혁으로 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920년 봉오동·청산리대첩 등 일제 시대 있었던 대규모 항일 투쟁만이 포괄적으로 적시돼 있다.

군 관계자는 "이미 군에서는 청와대 지시 사항 이행 차원에서 작년부터 '신흥무관학교'를 띄워 왔는데, 올해는 이곳 출신인 김원봉 등을 띄우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고 했다. 야당에선 "청와대와 여권의 지침 아래 국방부와 보훈처가 '김원봉 서훈'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해온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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