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대통령 "原電은 미래로 가는 다리"

입력 2019.06.08 03:10

文대통령 10일 핀란드서 정상회담… 니니스퇴 대통령 본지 인터뷰
"재생에너지로 전력 공급 한계, 기술개발 전까지 원전 필요해"

지난 1월 유럽의회에서 연설하는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지난 1월 유럽의회에서 연설하는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핀란드 대통령실

사울리 니니스퇴(71) 핀란드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한국의 탈원전(脫原電) 정책에 대해 "원전은 미래로 가는 다리(bridge)로, (앞으로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 관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원전 수출 능력이 있지만 탈원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질문에 "(태양열·수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로는 당장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핀란드는 현재 원전 4기를 가동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 2기를 추가로 더 건설하고 있다. 원전 6기가 모두 가동되면 핀란드의 원전 발전 비중은 60%까지 늘어나게 된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원전이 영원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재생 가능 에너지가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기까지 미래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탈원전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핀란드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사용후핵연료 영구 처분 시설도 건설 중이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유럽에서도 독일이 원전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독일은 (자국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써야 한다"며 "또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제공받는 등의 상황도 있었다"고 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 "핀란드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선(先) 제재 해제 요구에 대해서는 "제재 해제 문제는 매우 명백하다. 국제사회의 다른 제재 문제와 같다"며 "(먼저) 무엇을 어떻게 조치했는지 명백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실제 비핵화 조치를 제대로 진행했는지 국제사회가 확인한 후 제재 면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문제에 있어서는 "유럽연합(EU)이 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비핵화와 인도적 지원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문제"라며 "핀란드는 지금까지 인도적 지원에 찬성해왔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올해 들어 33만6700달러(약 4억원)를 국제기구의 대북 사업에 지원했다.

유엔은 매년 국내총생산(GDP)·기대 수명·사회적 자유·부정부패 정도 등을 산출해 '세계행복지수'를 발표하는데, 핀란드는 최근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올해 156개국 중 54위였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의 행복 비결은 사람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갖는 것, 서로를 신뢰하는 것이 기반"이라고 말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9~11일 국빈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10일)을 갖고 '사회 행복의 비결'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핀란드의 새 내각은 여성 장관이 11명, 남성 장관이 8명으로 구성된 '여초(女超) 내각'이었다. 성 평등이 자리 잡은 핀란드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평등은 모두가 비슷한 가능성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초 내각 출범은) 적임자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된 것이고 큰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여성 할당제 등) 법률적으로 남녀 성비 균형을 맞추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핀란드는 전 세계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잘 꾸려진 나라로 꼽힌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한때 핀란드는 '노키아의 나라'라고 불렸는데, 노키아가 망하는 과정에서 큰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다"며 "요즘 청년들은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하기보다는 창업가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때 핀란드 GDP의 24%를 담당했던 노키아가 몰락하는 위기 속에 혁신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인센티브는 중요하지 않다. 인센티브를 목적으로 한 창업은 성공할 수 없다"면서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인 출신인 니니스퇴 대통령은 39세 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법무장관, 재무장관, 부총리를 지낸 뒤 2003년 유럽투자은행(EIB) 부총재가 됐다. 국회의장을 거쳐 2012년 대선에서 당선됐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핀란드는 이원집정부제 체제로 총리가 내정을 맡고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을 책임진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지난해 70세에 막내아들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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