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고, 연주 듣고… 놀이공원이 음악 공연장으로

조선일보
입력 2019.06.07 03:02

잠실 주경기장 대체 공연장으로 놀이공원 각광, 서울랜드 '월디페'는 이틀만에 관람객 12만명
2030서 외면 받던 곳, 세계적 DJ들의 놀이터로

지난 1일 오후 8시 경기도 과천 '서울랜드'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들이 빠져나간 시간임에도 낮보다 더 붐볐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일렉트로닉 음악(EDM) 아티스트들을 초청한 '월드디제이페스티벌'(월디페)을 위해 2030 관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손목에 월디페 입장 팔찌를 두른 관객들이 야간 개장 시간을 틈타 '은하열차888' '블랙홀2000' 같은 놀이기구를 타려 한 시간씩 줄을 섰다. 중학교 졸업 이후로 서울랜드에 처음 왔다는 한소영(32)씨는 "서울랜드의 재발견"이라며 "도심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숲이 울창하고 놀이기구도 재미있어 힐링된다"고 말했다. 서울랜드의 연평균 이용객은 240만명. 월디페가 열린 1~2일 이틀간 이곳을 찾은 관객만 12만명이었다.

서울 잠실 주경기장이 올해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평소 잠실에서 열렸던 여름 음악 페스티벌들이 속속 놀이공원으로 개최지를 옮기고 있다. 수만 명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기 때문. 기획사들이 찾아낸 곳은 놀이공원. 2030의 외면을 받았던 놀이공원을 세계적인 DJ들의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여름 축제의 대표 주자인 월디페와 8월 말 열리는 일렉트릭 데이지 카니발은 서울랜드로, 세계 최대 규모의 EDM 축제인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은 에버랜드를 택했다.

지난 1일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 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서 이탈리아 출신 DJ 더 블러디 비트루츠가 수만명의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고 있다.
지난 1일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 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서 이탈리아 출신 DJ 더 블러디 비트루츠가 수만명의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고 있다. /비이피씨탄젠트

월디페를 주최한 비이피씨탄젠트 측은 "강남에서 20분 거리에 있다는 것, 식당이나 화장실 등이 이미 구비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최적의 장소를 선택했다"고 했다. 언제나 조악한 화장실과 초라한 푸드트럭 음식을 위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줄일 수 있다.

UMF는 7일부터 사흘간 용인 에버랜드 레이싱 트랙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다. 지난해 11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UMF는 올해 약 43만㎡(약 13만평)에 스테이지 4곳을 설치한다. UMF를 주최하는 울트라코리아 측은 "잠실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서문주차장까지 모두 사용했지만 해마다 사람이 붐볐다"며 "올해는 약 3배 넓은 곳으로 옮겼으니, 축제 장소로 손색없을 것"이라고 했다.

놀이공원들도 덩달아 신났다. 월디페가 열린 날 서울랜드 한 식당 직원은 "식당이 젊은 사람들로 이렇게 북적거리긴 처음"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 '월디페와 서울랜드' 'UMF와 에버랜드'를 함께 올리는 2030들 덕분에 놀이공원 광고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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