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김제동 강연료 1550만원

조선일보
  • 한현우 논설위원
    입력 2019.06.06 03:16

    경남의 작은 신문사에서 연락이 왔다. 기자들을 상대로 글쓰기 강의를 해달라고 했다. 2시간 강의료는 30만원이었다. 한국언론재단 지원사업을 통한 강의여서 강의료는 언론재단 기준에 맞춘다고 했다. KTX 왕복 요금에 기차역에서 시내까지 왕복 택시비, 원천징수되는 세금까지 빼니 실제 강의 보수는 10만원가량이었다. 휴일 아침 9시 집에서 나와 밤 10시에 귀가했다. 대학 시간강사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처세술 강연으로 꽤 이름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의 수첩은 한 달 20일가량의 강연 스케줄로 빼곡했다. 그는 유명인사는 아니지만 워낙 말솜씨가 좋아 강연 시장에서 제법 인기 있었다. 조심스레 물어보니 2시간 강연에 200만원 정도 받는다고 했다. '꿈을 강의하는 사람' 김미경, 베스트셀러 작가인 승려 혜민 같은 사람은 2시간에 500만원쯤 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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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 김제동이 15일 대전 한남대에서 청소년과 학부모 대상으로 1시간30분 강연하고 1550만원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한 시간에 1000만원꼴이다. 인터넷에는 김제동이 "편의점 알바에게 물어보니 시급 1만원 받으면 행복할 것 같대요. 그런 애들 행복하게 못 해 줍니까"라며 거의 울먹이는 영상이 있다. 강연 한 시간에 1000만원 받는 사람은 시급 1만원 주는 게 왜 그렇게 힘든 일인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김제동은 시청률 2% 안팎의 KBS 시사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진행하면서 월 5000만원 넘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을 때 KBS가 재난 방송을 포기해 가면서 방송을 강행했던 그 프로그램이다. 김제동을 초청한 대전 대덕구는 교육부에서 받은 국비로 강연료를 지출한다고 한다. KBS 출연료나 교육부 예산이나 모두 국민 세금에서 나온 것이다. 김제동 기사에 달린 화난 댓글들에는 그런 정서가 반영돼 있다.

    ▶유튜브엔 김제동이 정권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강연 영상이 넘쳐난다. 그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그 돈이 모두 경제활동에 쓰이고, 그게 바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소득 주도 성장"이라고 소리 높인다. 최저임금 강행 이후 국민 40%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37%나 줄어든 충격적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재정자립도 16%인 대전 대덕구가 김제동 강연을 여는 이유는 "역경을 견디고 성공한 인사의 경험담을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성공 비결은 강연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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