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위협에 동맹국들과 공조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4일(현지 시각) ‘중대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연방정부의 전략’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희토류를 비롯한 주요 광물에 대한 접근성을 안보 문제로 규정했다. 대책으로 동맹국들과 전략적인 공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보고서에서 "관심있는 파트너들, 특히 캐나다와 호주, 유럽연합(EU), 일본, 한국과 협력·공조를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교류 분야로는 중대 광물자원의 확인과 탐색 중대 광물의 가공과 재활용 공급 리스크 완화와 공급사슬 교란 방지 중대 광물과 제조업에 대한 연구개발 해외투자, 광물권한 획득, 자산, 개발에 대한 실태 추적과 정보 공유를 들었다.

상무부는 중대 광물의 생산·구매·투자자들을 위한 장관급 포럼을 열어 동맹국들의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또 미국 연방정부가 관리들과 민간부문 대표들로 구성된 사절단을 구성해 파트너 국가들을 직접 찾아 문제해결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동맹국들과 정부 간 합의를 체결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상무부는 중대 광물에 대한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미국 내 관련 산업들을 보호·강화하며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중대 광물을 자급자족하기 위한 일련의 대안도 제시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중요 광물들은 자주 무시를 당하지만 없으면 현대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연방정부는 보고서에 자세히 기재된 권고들을 통해 미국이 필수광물로부터 차단되지 않도록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과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019년 5월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희소한 광물자원의 공급사슬이 훼손되지 않을 방안을 찾으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17년 12월 행정명령에 따라 작성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 수단으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희토류의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경고를 연달아 보내자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내무부는 희토류를 포함한 35개 광물을 중대 광물로 지정하고 있다. 이들 광물은 스마트폰, 항공기, 컴퓨터, GPS 항법체계, 윈드터빈과 같은 친환경 기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조명기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고 있다. F-35 전투기와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과 같은 미국의 첨단 군사무기에도 이들 광물이 들어간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35개 중 29개 광물에 대한 수요의 50%를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 가운데 14개 주요 광물은 미국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 내에 제련과 제조 시설이 없는 광물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