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송 그래픽 실수에 "지원 중단" 협박은 뭘 요구하는 건가

조선일보
입력 2019.06.05 03:18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하며 문재인 대통령 사진 아래 북한 인공기를 배치하는 방송 사고를 냈던 연합뉴스TV와 모회사 연합뉴스에 대해 "정부가 뉴스 사용료를 지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있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는 정부에서 뉴스 사용료 40억원을 포함해 매년 국민 세금 300억원가량을 받고 있다. 이 돈을 거둬들일 수도 있다고 청와대가 경고한 것이다.

연합뉴스TV의 그래픽 실수는 악의가 없는 단순 사고였다. 그래픽 자료를 잘못 내는 실수는 흔히 벌어진다. 기사 내용은 대통령 외교를 홍보하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방송이 대역죄나 저지른 듯 비난했다. 연합뉴스TV가 보도본부장을 직위해제하고 보도국장과 뉴스총괄부장을 보직 해임하는 등 관련자 11명을 징계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따로 벌점을 부과하는 등 중징계를 내렸다. 그래픽 실수 때마다 이 정도 징계가 내려지면 남아날 방송이 없을 것이다.

정부 응원단이 된 많은 언론이 권력 감시와 비판 대신 야당과 소수 비판 언론을 공격하는 것이 최근 우리 언론 현실이란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재정 지원을 받는 연합뉴스가 어느 쪽이란 것은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런 언론에조차 성이 안 찬다며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니 대체 어떻게 해달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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