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 평택으로, 미군 인계철선 남하

조선일보
입력 2019.06.04 03:51 | 수정 2019.06.04 03:54

동두천 미군부대까지 평택 가면 한강 이북엔 미군 전력 없어져
수도권 시민들 안보 불안 증폭… 한국군 작전운용 비효율 지적도

한·미 국방부는 3일 용산 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 본부를 평택 미군 기지(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언론보도문을 발표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연합사 본부의 용산 잔류 문제를 두고 수차례 입장을 번복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에는 연합사 전체의 평택 기지 이전이 추진되다가 보수 정권 들어 연합사 본부의 용산 기지 잔류가 결정됐다. 현 정권 들어서는 2017년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연합사 본부를 미군 용산 기지에서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하고 이후 양해각서(MOU)까지 맺었지만,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부임 이후 평택 기지 이전으로 급선회했다. 국방부는 "이런 조치가 연합사의 작전 효율성과 연합방위 태세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주한미군은 모두 평택에 이전해 있는데, 사령관만 용산에 있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취지다. 군 관계자는 "대략 6가지 정도의 항목을 두고 검토했는데, 과반 항목에서 평택 기지가 낫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제는 국방부가 평택 기지 이전의 사유로 밝힌 연합사의 '작전 운용 효율성'이 우리 군에는 반대로 '비효율'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하면 작전·군수 등 핵심 분야의 한국군 장교들이 평택에서 근무해야 한다. 한국군 작전과 인사·군수 부문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 그동안 연합사는 용산에 있으면서 국방부·합동참모본부와 협조 체제를 유지하고 북한의 군사 도발 때 미군 전략자산 전개 등 연합방위 체제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차량으로 2시간 거리의 평택으로 이전하면 유사시 소통에 지장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도 연합사는 C4I(지휘통신) 체계로 일일 상황 보고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연합사가 한강 이남인 평택으로 이전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연합사 평택 이전을 고려하며 가장 걸렸던 부분이 서울 등 수도권 시민들의 안보 불안"이라고 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평택 기지로 간다는 건 결국 미국이 '인계철선'인 육군 자원을 빼고 유사시 해·공군 위주의 '적당한' 지원을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미 동두천 210화력여단이 향후 평택 기지로 이전하면 한강 이북에는 미군 전력이 없어진다.

한편, 한·미는 이날 향후 한국군에 이양될 전시작권통제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관으로 별도의 한국군 대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인계철선

폭발물에 연결돼 있어 사람이 건드리면 폭발물이 저절로 터지게 하는 철선. 전쟁이 발발했을 때 제3국을 자동 개입시키는 존재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예를 들어 북한이 남침하면 한강 이북의 주한미군이 공격당하고 미국이 자동 참전하게 된다. 이런 부대를 인계철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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