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대미 협상라인 대거 교체, 남북·미북 대화 당분간 스톱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9.05.31 03:01

    김영철 측근 리선권 경질설도 "비핵화 협상 장기 공전 가능성"

    북한이 '하노이팀'에 대한 대대적 숙청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대남 사업을 책임지는 통전부 주요 인사들이 대거 물갈이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 대화에 소극적인 것도 이 같은 내부 사정 때문으로 보인다"며 "북이 전열 정비를 마칠 때까지 경색 국면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북 비핵화 협상도 장기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하노이 노딜'의 유탄을 맞은 고위 대남 일꾼으로는 '하노이팀'을 이끈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그의 참모였던 김성혜 통전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거론된다. 이 밖에 복수의 통전부 부부장들이 경질됐다는 첩보도 있다. 작년부터 통일부의 대화 상대로 나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리선권 위원장도 교체설이 나돈다. 리선권은 '하노이팀'은 아니었지만, 군인 시절부터 김영철 측근으로 동고동락해온 사이다.

    고위 탈북자 A씨는 "통전부 수뇌부에 대한 인적 청산은 대남 정책 노선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 유의미한 남북 대화는 어렵다"고 했다. 당초 정부는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미·북 비핵화 협상의 궤도 이탈을 막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최대한 조기에 성사시켜 미·북 대화 재개를 견인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정부의 특사 파견 제의에 호응하지 않는 등 남북 대화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장 간의 회의는 하노이 회담 이후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북한은 대북 식량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3~26일 사이 중국 선양에서 갖기로 했던 남북 민간단체 연쇄 실무 협의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과의 대화 재개 시한을 올해 연말로 제시한 것도 대규모 인적 개편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하노이 노딜'은 김영철이 과거 외무성에서 전담하던 대미 협상 업무를 가져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연말이란 시한을 제시한 것은 대규모 인적 청산과 노선 정립 문제로 당분간 대화할 여력이 안 된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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