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개인 농장과 산업용지 등에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조직이 등장했다고 NBC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엄연한 불법 행위지만 큰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데다, 적발되더라도 처벌 수위가 약해 당국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 교외 컨트리 클럽 ‘브로켓 홀’ 근처 너도밤나무 숲은 지난해 여름 닷새 동안 불청객을 맞았다. 485t에 이르는 변기, 어린이용 미끄럼틀 등 갖가지 가정용·산업용 쓰레기였다.
숲을 관리하는 마이클 롱쇼는 NBC에 "이토록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불법 쓰레기를 버리려면 거의 군사조직적인 규모의 작전이 필요하다"며 "버려진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에만 20만파운드(약 3억원) 정도가 들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정식으로 법적 절차를 밟아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은 톤당 수백 파운드에 달한다. 이 비용의 절반은 쓰레기 처리장에 지불하는 데 쓰인다.
하지만 불법 쓰레기 투기 조직은 여기서 절반을 더 깎은 가격을 부른다. 정식 쓰레기 처리장을 사용하는 대신 사유지에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이다. 쓰레기 처리 비용을 고스란히 땅 주인에게 넘겨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영국 환경청은 불법 쓰레기 투기 조직이 이런 방법으로 쓰레기 처리업체들에 연간 10억파운드(약 1조5000만원)가량의 피해를 주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에 비해 처벌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대개 벌금형에 그치고, 그마저도 액수가 적어 무단 쓰레기 투기에 ‘로 리스크, 하이 리턴(low risk, high return )’ 범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이처럼 쉽고 빠르게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는 기존 범죄 조직들까지 불법 쓰레기 투기에 가담하는 추세다. 이들 조직은 쓰레기로부터 자신의 땅을 지키려는 개인들에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NBC는 피해자들이 보복을 두려워하며 취재에 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농장주들은 토지 주변에 해자를 파고 강화문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쓰레기를 치워도 투기 조직원들이 다시 돌아와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전문가들은 불법 쓰레기 투기에 대한 수사 책임이 여러 기관에 나뉘어져 있는 점도 범죄율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고 했다. 기관들끼리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수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