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에 대해 코오롱그룹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결과적으로 자료가 완벽하지 못했지만, 조작 또는 은폐한 사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인보사 판매 허가 취소에 대해서는 "허가 취소 사유에 대해 회사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향후 절차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시험 대상자 장기 추적 결과에서 중대한 부작용이 없었다"며 인보사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보사는 코오롱그룹이 20여년간 미래 주력 사업으로 키워온 바이오·제약 부문의 핵심 프로젝트였던 만큼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위기에 처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인보사로 미국·중국 등 해외 제약업체와 1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해외 제약업체들이 기술 계약을 파기하거나 파기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추가 신약 개발도 현재로선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코오롱은 무릎 관절염 통증 개선에 효과를 보인 인보사의 개발 방식을 활용해 근골격계 질환 치료제 같은 다른 신약 개발에도 나선 상태지만, 인보사 개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지 처음부터 다시 판단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당장 인보사 생산을 위해 늘려온 공장 시설과 인력도 문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를 생산하는 충주 공장을 785억원을 들여 증축했고 직원도 200명 이상 늘렸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바이오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바이오벤처업체의 임원은 "2000년대 초반 황우석 사태로 국내 줄기세포 연구 기반이 무너졌던 것처럼 인보사 사태가 이제 막 성장하는 한국 바이오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