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궁중만찬장의 트럼프 "美日은 보물 같은 동맹"

입력 2019.05.28 03:01

[美日 정상회담]
트럼프·아베, 3시간 정상회담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는 아카사카의 영빈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나타났다. 두 정상은 이날 업무 오찬을 포함해 약 3시간으로 연장돼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기자들에게 "군사, 무역, 북한"이라고 의제를 언급해 미·일 관계에서도 북한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선 북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면서도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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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부, 일왕 부부와 만찬 -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둘째) 미국 대통령 부부와 나루히토(오른쪽에서 둘째) 일왕 부부가 27일 저녁 일본 고쿄(皇居·일 왕궁)에서 열린 궁중 만찬에서 잔을 들어 건배하고 있다. 맨 왼쪽은 마사코 일본 왕비, 맨 오른쪽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AP 연합뉴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층 강화된 관계를 기자회견에서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말하는 동안 여러 차례 아베 총리와 눈을 맞췄으며, 아베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도널드'로 부르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일 동맹을 동북아 번영의 '반석'이라고 규정하며 일본과의 안보 분야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는 내 머릿속에 있다. 꼭 해결하고 싶다"고도 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본과의 협력에 더욱 비중을 두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저녁 나루히토 일왕이 주최한 만찬에서는 양국 관계를 한층 더 격상시켜 표현했다. 트럼프는 "미·일 관계는 보물 같은 동맹"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북한 문제에서 한국을 건너뛰고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직접 접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납치 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 다음은 나 자신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겠다는 결의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 결의를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하겠다는 강한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미·일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 상태"라고도 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26일 두 정상의 골프 회동 당시 남북한 문제도 대화 소재가 됐다고 한다. 이때 두 정상이 "한국과 북한 간에 전혀 대화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나누며 한국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받은 사실도 아베 총리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김정은 위원장과 두 차례 회담할 때까지만 해도 문재인 정부의 중재 외교를 신뢰하고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두 차례 회담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후 미국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은 한·미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을 파고들어 새로운 대북 접근법에서 미국의 '승인'을 받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원래 일본은 북한에 접근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 정상회담이 세 차례 열릴 때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해달라고 요청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나온 후 일본 정부가 방향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6개월 이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의 지원과 중국·러시아의 양해하에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추진한다'는 새 방향이 설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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