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로 사면초가에 처한 중국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창업주 겸 회장이 6·25전쟁 때 상감령(上甘嶺) 전투 때처럼 미국과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상감령 전투는 6·25를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으로 부르는 중국이 '항미원조 최대의 승리'로 선전해온 전투다.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런 회장은 지난 26일 오후 방영된 중국 CCTV 대담 프로 '면대면(面對面)'에서 "우리가 실력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만약 우리의 교육이 일본·북유럽·독일 수준이라면 미국과의 경쟁에서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령 올해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내년에 뛰어난 인재들이 배출되는 식이라면 그들을 이끌고 상감령을 향해 진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감령은 강원도 철원군 오성산 남쪽, 저격능선과 삼각고지 사이의 고개를 중국 측이 부르는 명칭이다. 6·25 휴전 협상 와중이던 1952년 10월 중공군은 상감령에서 미 7사단, 한국군 2사단과 43일간 전투를 벌여, 고지를 차지했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영화 '상감령' 등 항미원조 영화를 집중 방영하고, '상감령 정신'을 강조하는 칼럼을 싣는 등 60여 년 전 냉전시대 한반도를 분단시킨 항미원조전쟁에 미·중 무역 전쟁을 투사시키고 있다. 그 대열에 런정페이 회장도 가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