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美전문가들, 대북지원 이뤄져도 핵협상 영향 미미”

입력 2019.05.24 10:38

북한의 노동자들이 WFP가 지원한 쌀을 남포항에서 하역하고 있다./RFA 캡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한국 정부가 검토 중인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과 관련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찬성 입장을 밝혔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도적 지원은 핵 협상과 연관지어서는 안 될 사안이며 실제로 지원이 이뤄진다 해도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 해소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RFA는 지난 20~21일 이틀간 미국 내 전직 관리 등 한반도 전문가 13명을 상대로 '한국 정부의 인도적 대북 지원 추진이 시의적절 한가?'라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3명 중 10명이 "적절한 조치"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진 리 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대북 지원을 추진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서 실제로 목격한 암울한 상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 특히 평양 밖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국방연구소장도 "우리는 결코 결백한 북한 사람들이 굶어 죽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했다.

켈시 데번포트 미국군축협회 비확산정책 국장은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진전이 없다고 하더라고 김정은이 협상에 복귀하는 데 동의할 때까지 대북 식량 지원을 보류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 앞에서 연설을 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도 한국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만약 지원이 실제 이뤄질 경우 교착상태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이끌 촉매제가 될 걸로 보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모두 "비핵화 협상 재개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고 RFA는 전했다.

스팀슨센터의 데이비드 김 연구원은 "인도적 지원이 비핵화와 관련한 남북미의 각기 다른 전략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유해발굴과 같은 다른 인도적 사안과 관련한 대화의 여지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케서린 킬로 플로우셰어스펀드 연구원은 "인도적 지원을 계기로 북한 측의 비핵화 조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공개한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보고서에 의문을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WFP의 보고서는 앞서 발표한 내용을 되풀이 한 부분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연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며 "북한의 식량난을 조금 더 명확히 묘사하는 조사가 필요하며 그 이전까지는 섣불리 식량 지원을 추진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해커들이 훔친 비트코인이나 필로폰 혹은 담배, 또는 비아그라 등의 불법 거래로 얻은 외화로 충분한 자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언제든 식량을 구매할 수 있다"며 "굶주림의 근본적 원인은 그의 잘못된 통치에 있다"고 했다.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군대나 핵·미사일 개발에 쓰는 돈의 20%만으로도 북한에 있는 모든 주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할 수 있다"며 "식량 지원을 비핵화와 관련한 김정은 위원장의 조치가 있기 전까지 유보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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