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민간단체 만남 北, 당일 일방적 취소… 쌀 지원 등 차질 예상

조선일보
입력 2019.05.24 03:07

中서 인도적 지원 등 논의 예정… "남측 언론이 취지 왜곡" 트집

북한이 2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선양에서 갖기로 한 남북 민간단체 연쇄 실무 협의를 일방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일부 인원은 이날 우리 측 민간단체와 만나 "남측 언론에서 부차적인 의제들만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와이즈어니스트호' 압류에 강력 반발하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민간 접촉마저 거부하면서 우리 정부의 식량 지원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전 팩스를 통해 실무 협의를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통지문엔 '현 정세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이번 민간 실무 협의를 위해 중국 선양에 6~7명의 인력을 파견했으나 이 인원도 순차적으로 철수했다. 남은 일부 인원은 이날 우리 6·15 공동선언 남측 위원회와 만나 "남측의 언론 보도 등에서 근본적인 문제들은 제외된 채, 부차적인 의제들만 거론되는 등 협의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는 점을 우려, 취소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접촉을 앞두고 한국 언론을 통해 '대북 식량 지원'이 부각되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당초 이번 접촉을 비공개로 하고 싶었는데 일부 언론에 만남이 알려지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했다.

당초 남북은 23~24일 6·15 공동선언 남·북 위원회, 24~25일에는 우리 측 사단법인 겨레하나와 북측 민화협, 26일에는 남·북 민화협 간에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번 민간단체 연쇄 접촉은 원래 북측의 요청으로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6·15 공동선언 관련 기념행사, 인도적 지원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만남이 불발되면서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구상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식량 직접 지원에 대한 반대 여론을 우려해 국제기구 및 민간단체를 통한 '우회 지원'을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민간단체 접촉을 거부하는 바람에 해당 경로를 통한 식량 지원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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