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S "韓美 대북정책 점점 더 불일치"

입력 2019.05.24 03:02

"하노이회담 결렬 文정부에 타격"

미 의회조사국(CRS)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한·미 양국이 대북 정책에서 점점 더 입장이 불일치하고 예측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의회조사국은 미 의회에서 초당적인 정책 조언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한국 국회의 입법조사처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의회조사국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공개한 '한·미 관계의 배경'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수년간 한·미 양국은 북한 문제에 긴밀한 조율을 보여줬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북한 문제에 점점 더 불일치하고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은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키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방침에 큰 타격을 가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한·미 간에 중요한 정책 차이(critical differences)의 사례로 대북 비핵화 협상에서 어떤 조건으로 북한에 양보를 내줄 수 있을 것인지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했다. 또 미국의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 조치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경 가능성이 한국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추가했다"고 적었다. 한·미의 엇박자가 대북 정책에서 경제 정책까지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미의 대북 정책이 엇갈린 한 원인으로 북핵 긴장이 고조되던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점을 꼽았다. 북한에 대한 예방타격은 남한에 대한 보복 공격을 불러올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북한보다 오히려 미국이 한국 안보에 가장 즉각적인 위협을 끼친다고 인식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방타격이란 전쟁 발발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위협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선제공격을 말한다. 2017년 당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여러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예방 타격 가능성을 거론했다. 보고서는 "전쟁에 대한 두려움, 대북 관여에 대한 이념적 선호, 한국이 한반도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믿음 등으로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한·미·일 협력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위안부 합의 파기,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일본 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 갈등 등 3가지를 거론하며 "3가지 사건으로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졌다"며 "한·일 사이의 긴장으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해외 직접 투자지"라며 "한국은 중국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 이후 북한이 점점 더 중국에 의존하게 된 것은 한국이 대북 정책에서 중국의 행동을 더 많이 감안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이는 미·중의 군사·경제적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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