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 "위안부 피해자, 진정한 사과 받았으면..."하며 울먹인 이유는?

입력 2019.05.23 16:49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3일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3일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소송에 대한 보고서를 쓴 법관이 법정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의)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23일 열린 임 전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모 판사는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임 전 차장 재직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근무했다.

조 전 심의관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소멸시효 문제를 검토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심의관은 "당시 행정처에서 정부나 대외관계 업무를 하고 있었다"면서 "어떤 식으로 재판이 결론날지 대비해 설명을 준비하고, 재판부의 타당성을 외부에 설득하는 업무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것도 아니고 위안부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 시나리오를 정해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사후적으로 볼 때 부정적인 부분만 언론에 부각돼 오해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사전지식이나 배경 없이 당시 언론에서 관심을 갖게 될 것이 뻔한 사건에 대해 ‘검토해보라’는 자료를 받았을 때, 그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불리하게 만들) 생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한 번쯤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조 전 심의관은 "이 사건이 아직 재판 진행 중인데 이런 일 때문에 재판부에 부담이 되거나 방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증인신문 말미에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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