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난 없다? 평양서 대규모 국제박람회

조선일보
  • 김명성 기자
    입력 2019.05.23 01:32 | 수정 2019.05.23 01:39

    제재 와중에 해외 450社 참가 과시, 中기업이 210곳… 中과 교역 강화
    黨·軍 간부 대대적 검열 기강잡기

    지난 20일 평양에서 개막한 무역 박람회에 역대 최대인 450여개 외국기업이 참가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이 중국 기업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대북 제재 장기화에 따른 경제난 극복을 위해 중국 등 우방국과의 경제 교류를 강화하는 기조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북한 검찰에 제복이 도입되고 관영매체들이 연일 '준법'을 강조하는 등 북한 당국이 내부 결속과 사상 통제에 몰두하는 정황들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경제난 없다"는 北… 박람회도 성황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24일까지 평양 3대 혁명전시관에서 열리는 '22차 평양 봄철 국제상품전람회'에는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등에서 450여 개 회사가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참가 업체(260여개)보다 약 70%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평양 전람회 참가 업체는 2014년 300여개였으나 고강도 안보리 대북 제재가 본격 가동된 2016~2017년엔 220~230여개로 감소했다.

    올해 참여 업체가 급증한 것과 관련,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여전히 대북 제재가 이행되고 있지만 여러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 이후 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났다"며 "북한은 가까운 미래에 무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北 “작년보다 참여업체 70% 늘었다” 자랑 - 지난 20일 평양 3대 혁명전시관에서 개막한 평양봄철국제상품전람회에서 시민들이 각종 상품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번 전람회에는 중국·러시아·파키스탄·폴란드 등에서 45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北 “작년보다 참여업체 70% 늘었다” 자랑 - 지난 20일 평양 3대 혁명전시관에서 개막한 평양봄철국제상품전람회에서 시민들이 각종 상품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번 전람회에는 중국·러시아·파키스탄·폴란드 등에서 45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특히 이번엔 450여개 참가 업체의 절반에 가까운 210여개가 중국 기업으로 알려졌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안보리 결의의 영향으로 북한의 대중 수출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품목·기술을 중심으로 북·중 교역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전날 북한 노동신문은 "백화점들에는 손님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들이 쌓여 있다"며 "제재에 맞서 자기 할 것은 다하는 조선을 바로 보고 서방의 거짓 선전에 귀를 기울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하는 와중에 경제난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연일 북한 식량 위기를 부각하며 대북 식량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제사회뿐 아니라 우리 정부가 시급하게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론 공포분위기 조성

    北, 검찰에도 제복 입혀 내부 단속 - 리명철 중앙검찰소 소장이 지난해 6월 조선중앙TV에 제복을 입고 나와 발언하고 있다. 과거 북한 검찰은 사복을 입었지만, 지난해부터 제복을 입고 있다.
    北, 검찰에도 제복 입혀 내부 단속 - 리명철 중앙검찰소 소장이 지난해 6월 조선중앙TV에 제복을 입고 나와 발언하고 있다. 과거 북한 검찰은 사복을 입었지만, 지난해부터 제복을 입고 있다. /조선중앙TV

    이날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6월부터 조선중앙TV에 제복을 입은 북한 검찰 간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경제난에 따른 민심 이반을 차단하고, 당·정·군 간부들의 기강을 잡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김정은이 작년 하반기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로 북한 각지에선 '불순분자' 색출과 당·정·군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양강도 삼지연의 건설현장에선 '돌격대원' 수십명이 배고픔과 통제를 견디지 못해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이날 "도망친 돌격대원 가운데 일부는 압록강을 넘어 탈북했고,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갔다"며 "북한 당국이 부족한 노동력 보충을 위해 고아들까지 투입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한편 작년부터 북한의 대남 공식 창구 역할을 해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리선권 위원장이 최근 림용철 민족화해협의회 부의장으로 교체됐다는 첩보가 입수돼 정보 당국이 확인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책임졌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을 지고 경질되는 등 북한의 대남 라인이 대폭 물갈이되는 동향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군 출신으로 김영철의 오랜 수하인 리선권은 작년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우리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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