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화웨이와 전쟁' 한국 동참 요구

조선일보
  • 노석조 기자
    입력 2019.05.23 01:31 | 수정 2019.05.23 07:31

    국무부, 여러 채널로 정부에 전달 "한국서 화웨이 완전 아웃시켜야"
    외교부는 中 의식해 유보적 입장… 日·호주 '反화웨이', 獨·佛은 불참

    미국이 최근 우리 정부에 '반(反)화웨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지지해 줄 것을 수차례에 걸쳐 요구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미 정부가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보안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 외교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며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과 화웨이에 대한 전면 규제에 나선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에도 동참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 외교부 당국자를 만난 자리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콕 집어 "이 통신사가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아웃(out)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화웨이 매장.
    중국 화웨이 매장. /뉴시스

    이에 우리 외교부는 미국의 우려 사항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사기업의 의사 결정에 정부가 개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일단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섣불리 화웨이 장비 수입 규제에 나섰다가 중국으로부터 보복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화웨이 배제'를 충실히 따르는 나라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꼽힌다.

    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 장비 수입을 중단할 경우 기업 피해액이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우리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미 정부는 외교부에 "화웨이 장비가 동아시아 지역에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힘써 달라"는 뜻도 전했다고 한다. 미 국무부는 23일 태국 방콕에서 우리 외교부와 한국 업체 등과 함께 아세안 지역 통신 사업 진출 방안과 관련한 비공개 워크숍도 열 예정이다.

    전직 외교관은 "한국이 '사드 사태'에 이어 또 미·중 사이에 끼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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