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韓, 징용판결 중재위 거부하면 정상회담 안해”

입력 2019.05.21 15:52

일본 외무성이 2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놓고 한국 측에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현지 언론은 일본 정부가 다음 달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연계해 압박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정부 간 협의를 요청해온 일본 측에 "면밀히 검토 중이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고수해왔다. 중재위는 정부 간 협의와 마찬가지로 한국 측 동의가 없으면 열리지 않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9년 2월 28일 도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마이니치신문은 21일 "일본 정부는 6월 28~29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염두에 두고 한국에 중재위 개최를 요청한 것"이라며 "‘징용공 문제가 이대로 지속되면 회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한국 측에 문제 해결을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G20에서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적극 타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일본 측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도 "일본 정부는 중재 요청으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최저 조건이 중재에 응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중재 요청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자세를 지켜보고 한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6월 한·일 정상회담을 받아들일지를 판단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의 태도가 완강한 만큼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결국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의) 지금과 같은 자세로는 문 대통령의 방일을 위한 환경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 정부 고위 관료는 6월 G20에서의 한·일 정상회담이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2019년 3월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1차 조선인유골봉환 남북 공동사업 ‘긴 아리랑’ 추모식에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 74위가 장내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청구권협정 3조에 따르면 중재 요청이 상대방 국가에 접수된 뒤 30일 이내에 양국은 각 1명씩 중재위원을 선임하고, 이후 다시 30일 이내에 제3국 중재위원 1명을 합의를 통해 지명해야 한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제3국 중재위원을 합의 하에 지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정부가 아예 중재위원을 임명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청구권협정 조항은 중재위 구성을 강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지통신은 "한국 측에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일본 정부가 속이 끓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까지 거론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한국 측이 중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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