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21일 서로를 향한 '독재' 발언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서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폄훼' 발언을 겨냥해 "독재자의 후예"라고 발언하자,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문 대통령을 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인 김정은의 대변인을 하고 있다고 말이 있다"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 대운동장에서 열린 민주당 보좌진협의회 체육대회에서 "한국당이 우리에게 독재 세력이라고 적반하장격으로 말하고 있으나, 이제 우리가 역사의 주체가 돼 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정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국회를 내팽개친 채 연일 전국 순회 중인 황교안 대표가 오늘 인천에서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냐'라며 핏대를 세웠다"며 "아무도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를 콕 찝어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했다. 또 "공당의 대표가 할 짓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가 문 대통령을 겨냥해 '김정은 대변인을 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나경원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논란 당시 '외신의 평가가 있다'는 취지라던 한국당의 해명이 이제 무효가 됐다"고 했다. 그는 "철지난 ‘북한 타령’까지 그대로 이어받은 모양새가 과거 군부독재세력이 지겹도록 우려먹던 색깔론 수법과 판박이"이라며 "이러니 한국당에 '독재자의 후예'라는 눈총이 쏠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진짜 독재의 후예와 세상에서 제일 잘 지내는 문 대통령이 아니신가"라며 "독재의 후예 타령은 문 대통령을 향하는 '독재자'라는 비난이 그만큼 뼈저리다는 자기고백과 같다. 현 집권세력은 정의, 민주, 인권, 평화를 독점한 세력이라 스스로를 포장하고 반대편은 적폐로 몰았다"고 했다. 전 대변인은 "문 대통령 앞에 진정한 독재의 후예가 있다는 것을 새삼 상기시켜 드린다"며 "북한 김정은이야 말로 세계가 공인한 김씨 세습독재왕조의 후예다. 지금 이시간에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무수한 목숨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이 정부가 저희들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고 있다"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이라고 말해 달라. 진짜 독재자 후예에게 말 한마디 못하니 대변인 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라고 했다. 이에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발언, 국민을 편가르는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며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