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가 4년 만에 중국 소수민족 지역인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랜스태드 대사는 19일부터 25일까지 티베트족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시짱 자치구와 칭하이성을 방문한다. 주중 미국대사가 티베트족의 거주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현지 지도자들과 공식 회동하고 티베트의 종교, 문화유산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주중 미 대사관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종교의 자유, 문화, 언어 보존에 대한 오랜 기간의 억압과 관련해 브랜스태드 대사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현지 지도자들과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행정부는 시짱 자치구, 신장 위구르 지역 등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경 정책을 비판해 왔다.

태국의 티베트 인권단체 회원들이 2008년 3월 19일 방콕의 중국대사관 앞에서‘베이징 올림픽은 끝났다’,‘ 티베트에 자유를’, '티베트는 티베트인에게'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외국인의 자유로운 중국 티베트 방문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티베트 상호여행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미국 외교관·언론인·관광객의 티베트 방문 제한 해제를 중국에 촉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티베트 방문 제한 정책과 관련된 중국 당국자들의 미국 입국을 동일하게 거부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브랜스태드 대사의 티베트 방문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져 더 주목된다. 양국의 분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 대사가 4년 만에 이 지역 방문에 나서는 것은 인권 문제 등을 통한 대(對)중 압박을 강화하겠단 의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발도 예상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최근 미국의 언행이 중국 정부와 기업의 이익을 해를 끼쳤다"며 미국의 자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