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찾은 하버드생들 "한번 해보자는 도전 정신, 노래방 회식 인상적"

조선일보
  • 이건창 기자
    입력 2019.05.20 03:12

    경영대학원 기업탐방 프로그램
    지원학생 25%가 서울 방문 원해… 선발된 108명 KT·LG생건 등 찾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며 밀어붙이는 기업 문화가 인상 깊었어요."(조던 르보빅·28)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노래방에 가서 팀의 응집력을 다지는 건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레베카 다우샤·29)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경영대학원) 대학원생 108명이 지난 13일 한국을 찾았다. 조(組)를 나눠 KT,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을 비롯해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기업체 18곳을 방문해 기업 전략·문화를 배웠다. 한국 기업 직원들과 회식하고 노래방 문화도 체험했다. 탐방단을 이끈 후안 알카사 교수는 "자기 일에 대해 헌신하는 한국의 기업 문화, 5G 등 IT 분야의 발전 수준을 직접 체험할 기회였다"고 했다.

    지난 16일 한국을 찾아온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학생들이 서울 한 호텔에서 일주일간 분석한 한국 기업의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을 찾아온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학생들이 서울 한 호텔에서 일주일간 분석한 한국 기업의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둥지스튜디오

    이번 방한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답사 프로그램인 '필드 글로벌 이머전(FIELD Global Immersion)'의 일환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2011년부터 대학원 1학년생들을 전 세계 도시에 보내 학생들의 경험을 넓히고, 기업이 당면한 과제에 대해 컨설팅해주고 있다. 하버드대는 올해 서울을 비롯해 인도 뉴델리, 핀란드 헬싱키, 콜롬비아 보고타 등 13개 도시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서울이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생 가운데 929명이 답사 참가를 희망했고, 4명 중 1명꼴인 250여 명이 서울을 신청했다. 한 도시당 80여 명이 상한선인데 서울은 지원자가 많아 108명을 선발했다. 대학원생 애덤 크로프트(30)씨는 "K팝의 인기와 더불어 IT, 미용 산업의 선두 주자인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겨 서울을 선택했다"고 했다.

    대학원생들은 6명씩 총 18개 팀으로 나눠 기업체를 방문, 기업들로부터 '과제'를 받았다. 한 케이블TV 업체는 대학원생들에게 '리모컨이나 셋톱박스 조작에 서툰 노년층 고객들이 사소한 문제에도 수리기사를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라'는 과제를 내줬다. 이 팀에 배치된 조던 르보빅씨는 "영상통화 수리 서비스를 도입해 수리기사가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려 한다"고 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찾은 올리버 캐신(31)씨는 "회사 경영진이 직원의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이 어때야 하는지 지적하는 게 낯설었다"고 했다. 애덤 크로프트씨는 "신생 기업인데도 절차와 형식을 많이 따지는 것 같았다. 다소 경직됐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방한 기간 대학원생들은 16일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학생들과 만나고 18일에는 비무장지대 견학도 했다. 과제 하는 틈틈이 경복궁, 광장시장, 노량진 수산시장, 홍익대 주변을 찾아 관광도 했다.

    알카사 교수는 "한국은 자신의 성공 스토리에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외국에도 많이 알려 소프트파워를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생들은 20일 최종 컨설팅 결과를 발표하는 행사를 열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