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분 나오세요”…‘대림동 여경’ 원본 영상 공개되자 논란 더 커져

입력 2019.05.19 11:19 | 수정 2019.05.19 11:24

여성 경찰이 술 취한 남성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서울 대림동 여경 동영상’ 논란이 일자 경찰이 지난 17일 사건 과정 전체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경찰의 해명 영상에서 해당 여경이 주변 남성 시민에게 수갑을 채워달라고 요청한 장면이 나오자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논란이 커지자 "여경이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수갑을 채운 건 주변에 있던 교통경찰이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약 14초 분량의 동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와 여경이 술에 취한 피의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인근 술집에서 주취자 허모(53)씨가 출동 경찰관에게 뺨을 때리는 모습(왼쪽). 이후 여성 경찰관이 허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발버둥 치자 주변 시민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남자분 한 명 나오세요"…여경 도움 요청에 또다시 ‘여경 무용’ 논란
‘대림동 여경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여경 무용론’으로까지 번지자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17일 2분 가량의 전체 영상을 공개하며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은 편집된 것"이라며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 영상을 보면 빨간색 셔츠를 입은 주취자 허모(53)씨가 남성 경찰관의 뺨을 때리자 남성 경찰관은 즉시 허씨를 제압했다. 이를 말리던 또다른 주취자 장모(41)씨가 남성 경찰관을 끌어내고 도망치자, 옆에 있던 여경이 허씨를 무릎으로 눌러 제압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여경은 무전으로 경찰관 증원을 요청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여경이 무릎으로 허씨를 제압하는 장면이 편집돼 있다는 게 경찰의 핵심 해명 취지였다.

그러나 여경이 주변에 있던 일반 시민 남성에게 급박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함께 담기면서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여경은 허씨가 발버둥을 치자 힘에 부치는듯 주변을 향해 다급하게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 빨리 빨리, 빨리. 남자분 나오시라구요. 빨리"라고 외친다. 이어 한 남성이 "(수갑) 채워요?"라고 묻자, 또 다른 여성이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고 말했다.
경찰이 공개한 2분 가량의 원본 영상. /구로경찰서 제공
여경이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구하는 정황이 담긴 약 20초분량의 영상은 검은 화면인 상태로 목소리만 녹음이 됐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수갑도 시민이 채웠다" "여경이 시민에게 명령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아무리 여성이라 힘이 달리더라도 경찰관 한 명이 주취자를 제압 못해 일반 시민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경 무용론’에 관한 글이 이어졌고, 급기야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여경을 없애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까지 등장했다.

◇ 경찰 "시민에 도움 청한 건 맞지만 수갑 채운 건 교통경찰" 재해명
이에 대해 구로서는 19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에 "여경이 혼자 수갑을 채우기 위해 상대를 제압하던 중 영상을 촬영 중이던 식당 여주인 곁에 있던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맞는다"라면서도 "결국 수갑을 채운 것은 일반 시민이 아닌 당시 근처에서 이 상황을 보고 달려 온 교통경찰관이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여경은 상황이 다급해지자 현장 1~2m 앞에서 이 모습을 촬영 중이던 식당 여주인의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순간 건너편에서 신호 점검 중이던 교통경찰관 2명이 달려왔다. 한 교통경찰관이 "채워요?"라고 묻자, 영상을 촬영 중이던 식당 여주인이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고 외쳤다. 결국 여경과 교통경찰관 1명이 합세해 함께 수갑을 채웠다. 경찰 관계자는 "화면이 검게 처리된 이유는 촬영 중이던 식당 여주인이 상황이 악화하자 ‘자신이라도 도와줄까’ 하는 마음에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약 14초 분량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중국동포인 남성 2명이 출동한 남녀 경찰관과 맞서다가, 한 주취자가 왼쪽 손으로 남성 경찰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 경찰관은 즉각 이 남성의 오른팔을 잡아 꺾고 길바닥에 눕혀 제압했지만, 옆에 있던 또다른 주취자가 남성 경찰의 체포 행위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이후 여성 경찰관이 남성 경찰관을 도우려 하지만, 여성 경찰관은 주취자의 저항에 못 이겨 힘없이 옆으로 밀리는 장면이 담겼다. 이 동영상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여성 경찰관이 피의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는 등 대응이 미숙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확인 결과 이 영상은 ‘영등포구 대림동’이 아닌 ‘구로구 구로동’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커지자 17일 구로경찰서는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은 편집된 것"이라며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소리가 담긴 2분 가량의 전체 동영상도 공개했다.
경찰이 편집된 영상이라고 밝힌 14초 분량의 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구로경찰서는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인 중국동포 허씨와 장씨를 지난 16일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와 장씨는 지난 13일 오후 9시 50분쯤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인근의 술집에서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뺨을 때리고 이를 말리던 경찰관을 밀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술집에서 소란을 피워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대림동 여경’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 17일 서울 구로경찰서가 낸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란 제목의 해명문. /구로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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