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미국이 이럴 줄 알고 준비해왔다”

입력 2019.05.19 09:56

중국 최대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74) 회장이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정보통신 행정명령과 관련해 "이전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에 화웨이가 받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5일 미국 기업들이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이 만든 통신 장비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직후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그 70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밝혔다.

런정페이 회장은 이날 중국 광둥성 심천 본사에서 열린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화웨이의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분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다"라며 "2019년 매출 둔화율은 20% 미만일 것"이라고 밝혔다.

런정페이 회장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퀄컴과 같은 미국 업체가 화웨이에 스마트폰 등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를 조달할 수 없게 됐는데, 이에는 어떻게 대응할 방침인가’라는 질문에 "(미국 업체들은 화웨이에) 반도체 제품을 안 팔면 그만"이라며 "(미국의 이 같은 조치를 미리 예상하고) 준비는 오래 전부터 해 왔다"고 답했다.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 등을 통해 필요한 부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한다는 설명이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이 2019년 5월 18일 중국 광동성 심천 본사에서 일본 언론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런정페이 회장은 또다른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ZTE의 전철을 밟을 생각도 없다고 했다. ZTE는 지난해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문닫을 위기에 몰리자, 미 행정부에 벌금 10억달러를 납부하고 4억달러를 보증금 성격으로 결제대금계좌(에스크로)에 예치하는 데에 합의했다. 또 ZTE의 경영진과 이사회를 교체하고, 미 행정부가 미국 인력으로 구성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팀을 ZTE 내에 배치했다.

런정페이 회장은 "과거에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ZTE처럼 미국의 요구에 따라 경영진을 쇄신하거나 미 행정부의 감시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ZTE는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화웨이는 중재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고 도움을 받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런정페이 회장은 향후 화웨이의 미국 진출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는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자신이 있다"며 "세계가 화웨이의 제품을 써야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미국이 (훗날) 우리에게 (5G 통신장비를) 생산해달라고 말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런정페이 회장은 "무역 상대국을 차례로 위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미국은 결국 신용을 잃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정책 기조가 중국 경제개혁에 자극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들의 경쟁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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