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원전이 주가 떨어뜨렸다" 한전 주주들의 분노

조선일보
입력 2019.05.18 03:09

한국전력 소액 주주들이 한전 주가 급락과 영업 부진이 정부의 탈원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20일부터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릴레이 항의 집회를 갖는다고 한다. 한전 주가는 2016년 8월 6만3600원까지 올라갔으나 현재는 2만5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전은 2016년 12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작년엔 1조17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기록적인 6299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정부는 한전의 경영 악화가 탈원전과 관계없다고 주장한다. 올 1분기 원전 이용률은 75.8%로, 작년 같은 기간의 54.9%와 비교하면 거의 정상으로 회복됐다는 것이다. 작년 전체 이용률은 65.9%였다. 그러나 2001~2010년의 10년 평균 이용률이 92.6%였고 2005년엔 95.5%까지 기록했다. 원전 이용률을 미국 수준인 90%로 유지만 했더라도 한전이 이렇게 막대한 적자를 내진 않았을 것이다. 40년간 단 한 차례도 중대 사고가 없었던 원전의 이용률을 한동안 60% 아래로 떨어뜨리면서까지 정비 작업을 벌였던 것이 탈원전과 관계없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원전을 세워놓으니 그 공백을 LNG 발전으로 채워야 했다. 이에 따라 2016년 3350만t이던 LNG 수입량이 2018년 4320만t으로 증가했다. 설상가상으로 LNG 수입 단가는 2016년 t당 364달러였던 것이 작년 527달러로 올랐다. LNG 총수입액은 2016년 122억달러에서 2018년 228억달러(약 27조원)로 급증했다. 정부는 이를 놓고 한전 경영 악화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라며 탈원전과 연결 짓지 말라고 한다. 스스로도 억지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탈원전을 추진하면 미세 먼지를 뿜어내는 석탄 발전을 늘리지 않는 이상 LNG 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LNG 가격은 불안정하다. 탈원전을 고집해 발전 기업의 수익성을 국제 LNG 가격 등락에 떠맡겨 버린 것이 정부 아닌가. 원자력 전기 발전 비용에서 우라늄 수입액 비중은 10%밖에 안 되지만 LNG 전기 발전 비용의 수입 연료비 비중은 80%다. 한전이 어떻게 멍들지 않을 수 있나.

한전의 경영 악화는 태양광·풍력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탓도 크다. 한전의 원자력 전기 구입 단가가 지난해 ㎾h당 66원이었는데 신재생 전기는 그 2.5배인 165원이었다. 탈원전을 그만두지 않으면 신재생 비중은 계속 늘고 한전 경영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미 폐로가 결정된 고리 1호·월성 1호 말고도 2030년까지 10기 원전이 가동 중단될 처지이기 때문이다.

탈원전과 신재생 확대의 원조 국가인 독일의 2017년 전기요금은 ㎾h당 389.2원이었다. 한국 125.1원의 3.1배였다. 한전은 정부와 산업은행 보유 지분이 51%지만 외국인 지분이 27%, 일반인 지분도 22%다. 외국인과 소액 주주들이 한전 경영 악화를 보고만 있겠는가. 결국은 전기료를 인상해 정권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국민이 피해 보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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