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靑 관심은 온통 '北과 대화 재개'

조선일보
입력 2019.05.17 03:00 | 수정 2019.05.17 09:46

남북→한미→미북정상회담 연결 구상… 北이 응할지는 불투명
靑 '한반도 비핵화' 의제 발표에, 백악관은 "北 FFVD" 분명히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내달 말 방한(訪韓)이 교착 국면에 빠진 미·북 협상 재개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전후(前後)로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미·북 정상회담으로 연결하려고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미국 정부와 조야(朝野) 분위기가 강경하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국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 그만하고 민족 편에 서라"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이 대가 없이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4차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계획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여부와 시기를 확답하지 않다가 한 달이 지나서야 답을 보냈다. 북한 역시 남북 정상회담 대신 단거리 미사일 도발로 엇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방한 날짜를 이날 밝히지는 못했지만 청와대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방한 날짜는 추후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2017년 11월 국빈 방한 때 트럼프 대통령이 기상 악화로 방문하지 못했던 비무장지대(DMZ)를 문 대통령과 함께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상 악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DMZ 방문을 시도할 만큼 애착을 보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38회 ‘연례 국가안보 순직 공직자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38회 ‘연례 국가안보 순직 공직자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에 남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일정을 결정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KBS 대담에서 "지금부터는 북한에 적극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대화로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對北) 식량 지원 외에 별다른 대북 카드가 없는 상태여서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4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사안이 있을 때 말하겠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이 어려울 경우 8·15 전후에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한 한미 간극을 좁힐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이 포괄적 비핵화에 합의하고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와 미국의 제재 완화를 동시에 하자는 한국 정부의 중재안(굿 이너프 딜)을 사실상 거절했다. 한미는 이날도 정상회담의 비핵화 의제를 발표하면서 서로 다른 용어를 썼다. 청와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했지만, 백악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국어를 영어로 직역하면 오히려 의미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결국 뜻은 통한다"고 했다. 그 말이 그 말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청와대가 '북 비핵화' 대신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대한 의심의 시선이 적잖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한미 공조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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